‘4050세대, 전라·충청’ 고통 체감 커…’60대 이상, 경북·울산’ 상대적 양호
지지정당별 악화 체감…더불어민주당(84.1%) 국민의힘(36.9%) 2배 넘어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살림살이 체감도’의 남녀별 지역별 여론조사 결과.©스트레이트뉴스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올해 살림살이 체감 정도’를 물어본 결과 '나빠졌다'가 63%로 '좋아졌다'(27%)보다 2.3배 많았다.©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살림살이 체감도’의 남녀별 지역별 여론조사 결과.©스트레이트뉴스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올해 살림살이 체감 정도’를 물어본 결과 '나빠졌다'가 63%로 '좋아졌다'(27%)보다 2.3배 많았다.©스트레이트뉴스

올해 살림살이가 지난해 보다 나빠졌다고 체감하는 국민이 좋아졌다는 국민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50세대가 어려움을 크게 느끼는 가운데, 수도권 보다 전라도와 충청도 등 지방 주민들의 생활고 체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소득은 늘리 않는 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지난 해 대비 올해 살림살이 체감 정도’를 설문한 결과, 좋아졌다고 말한 응답자(27.1%)가 나빠졌다는 응답자(62.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10.0%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더 나빠졌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전북(78.4%)이 가장 높았고, 전남(73.7%)이 두 번째로 높았다. 대전(72.5%)과 충남(71.8%)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인 지역은 경북(48.3%)이었고 그 다음이 울산(52.8%)이었다. 서울(59.3%)과 인천·경기(62.8%)는 평균(62.9%)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었다.

연령별로 올해 살림살이가 더 나빠졌다는 응답자 비율은 40대(71.2%)가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50대(69.5%), 30대(63.2%), 20대 이하(60.8%) 순이다. 은퇴연령인 60대(57.4%)와 70대 이상(52.3%)은 상대적으로 살림살이 악화 체감도가 낮았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살림살이 체감도’의 남녀별 지역별 여론조사 결과.©스트레이트뉴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2월 2~4일 전국 성인 남녀 20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살림살이 체감도’의 남녀별 지역별 여론조사 결과.©스트레이트뉴스

지지정당별 체감도도 명확히 차이가 났다.

살림살이 악화 체감도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84.1%)와 정의당 지지자(70.9%)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36.9%)는 오히려 호전됐다(51.9%)고 느끼는 응답자가 더 많아 대조를 보였다.

국민들의 체감경기 악화 원인으로는 수그러들지 않는 ‘물가상승률’과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가 지목된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2020년 100 기준)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다.

지난 6~7월 2%대로 떨어졌던 물가상승률이 8월(3.4%)·9월(3.7%)·10월(3.8%)에 이어 4개월째 3%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10월을 고점으로 상승세가 꺾이는 모양새다. 전월 대비로는 0.6% 떨어져 작년 11월(-0.1%) 이후 1년 만에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같은 날 “물가상승률의 빠른 둔화 흐름 지속은 어렵다”며 과도한 물가안정 기대를 경계했다.

김웅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어 "큰 폭으로 단기 상승한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 상당 폭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이런 빠른 둔화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물가 전망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 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하락하던 부동산 가격에 브레이크가 걸리자 가계신용(빚)이 다시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체 가계 빚은 전 분기 대비 0.8%, 14조3000억원 늘어나 187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한 고금리에도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주택담보대출이 17조원 이상 급증한 데다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등이 늘어나면서 카드 사용 규모도 커진 탓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수치다.

가계신용은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작년 4분기(-3조6000억원)와 올해 1분기(-14조4000억원) 연속 후퇴했지만, 세 분기 만인 2분기(+8조2000억원) 반등한 뒤 3분기에 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고물가에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특히 저소득층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가 식비로 쓴 금액은 월평균 42만9000원이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이 27만9000원, 외식 등 식사비가 14만9000원으로 가처분소득(90만2000원) 대비 식비 비중은 47.5%였다. 소득에서 세금·보험료·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남은 금액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식비로 지출한 셈이다.

특히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관련 제품인 빵, 아이스크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한국전력의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정부가 내년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당분간 계속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16명(총 통화시도 7만 518명, 응답률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통계보정은 2023년 10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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