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가이즈 등 신사업 성과에 부사장 승진
갤러리아 실적 하락세 지속.. 경영능력 아쉬워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 한화갤러리아 제공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 한화갤러리아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34)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입사 3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파이브가이즈' 등 갤러리아 신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화갤러리아의 본업인 백화점 부문에서 실적이 줄고 주가마저 반토막나면서 김 본부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6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말에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상무보)을 맡은 후 2021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갤러리아 상무로 발령받았다. 이후 1년 5개월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또다시 1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1989년생인 김 본부장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부분 등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승마선수로도 알려졌다. 같은 해 한화건설에 입사했고, 2017년에는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독일에서 종마·요식업 등 개인 사업을 벌이다 2020년 말 한화로 복귀했다.

현재 김 본부장은 한화그룹의 유통과 레저 부문을 맡아 그룹 내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전략본부장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한화로보틱스에서도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각각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격됐다.

유통업계에서는 김 본부장의 승진 배경으로 파이브가이즈의 성과를 꼽는다. 김 본부장은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본부장이 초기 기획부터 계약체결까지 나서면서 한화갤러리아 자회사이자 파이브가이즈 운영법인 에프지코리아가 설립됐다. 파이브가이즈는 지난 6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냈고, 10월에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2호점을 냈다. 1호점에 하루 평균 1800~2000명의 소비자가 방문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본부장이 직접 조리 실습을 받고 식재료 산지를 찾아 직접 품질 점검에 나설 정도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 역시 파이브가이즈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앞으로 5년간 15개 이상의 매장을 연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김 본부장은 승진과 함께 지난 10월 출범한 로봇회사 한화로보틱스의 전략 기획 부문도 총괄하게 됐다. 로봇을 푸드 테크 발전의 주춧돌로 삼고 앞으로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본부장이 맡고 있는 영역 중 몸집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는 백화점 부문에서는 약세가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갤러리아 매출은 1200억원, 영업이익은 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5%, 영업이익은 74% 줄었다.

백화점 부문의 약세는 한화갤러리아만의 일은 아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명품 수요가 시들해졌고 해외여행 등 대체 소비자 늘어나면서 백화점 업계의 실적이 떨어졌다. 다만 갤러리아는 타사와 비교해 그 하락폭이 큰 편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30% 가까이 감소했는데, 갤러리아는 이비해 감소폭이 2배 이상이다.

갤러리아는 점포수가 5개로 적지만 압구정 명품관 등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견실한 실적을 이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실적 감소는 뼈아프다. 특히 압구정 명품관의 연매출이 1조원을 간신히 넘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광교점과 대전 타임월드점 인근에 경쟁사가 들어서면서 매출 성장세가 꺾일 우려가 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약세를 두고 본업인 백화점보다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펼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본부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신사업에 주력한 데 반해 백화점 사업에는 소홀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3월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분할 상장된 첫날 2130원에 있었으나 6일 종가 기준으로 1007원으로 반토막났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본업 경쟁력 확보를 통해 주가와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김 본부장은 앞으로 VIP 콘텐츠 강화와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를 통해 신규 고객 확보에 힘쓰는 한편, 파이브가이즈를 비롯한 미래 먹거리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전망이다. 또 압구정 명품관, 수원 광교, 대전 타임월드 등 점포를 주축으로 명품과 VIP 관련 콘텐츠를 강화해 프리미엄 백화점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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