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시니어, 중소기업 특화 등 인기
고금리에 파킹통장 인기…”MZ 잡아라” 아이디어 총출동

올 한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금융상품은 뭘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금융회사들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분석해 그들이 찾을 만한 상품을 기획해 내놓고, 소비자들은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상품에 가입한다. 일년 동안 인기를 끌었던 상품을 살펴보면 올해 시장 흐름을 이해할 수 있다. 한 해를 마치며 각 업권별 2023 히트상품을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올해 고금리와 함께 상생금융에 대한 목소리도 커진 가운데 은행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한 상품 출시에 고심했다. 반면 한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MZ세대를 잡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 자사 앱에 한번이라도 더 방문케 하기 위한 ‘출석체크’ 상품도 눈길을 끌었다.

온국민 건강적금-골든라이프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월별 기념사진보내기 이미지. 국민은행 제공.
온국민 건강적금-골든라이프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월별 기념사진보내기 이미지. 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 온국민 건강적금-골든라이프


올해는 은행권에서 시니어고객들에 대한 편의 제고와 배려에 남다른 관심이 집중된 한 해였다.

지난 8월 출시된 ‘온국민 건강적금-골든라이프’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 고객 전용 상품이다. 인기를 끌며 지난 6월 판매 종료된 ‘온국민 건강적금’에 저소득층을 위한 혜택을 더해 고령층 전용 상품으로 설계해 다시 내놨다.

시니어층의 핵심 관심사인 건강관리에 집중한 금융상품 제공으로, 일상 생활 속의 건강관리를 통해 금융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기존에도 유사 상품이 있었지만, 만보기 앱 설치 없이 휴대폰에 기본 탑재된 걸음수 정보 기능을 이용해 걸음 수 달성 시 우대이율을 제공해 저축과 건강관리를 동시에 노렸다. 특히 디지털에 취약한 시니어 고객을 위해 특화 설계된 전용 화면을 제공해 비대면 금융 체험 기회를 높인 것도 인기의 비결이었다.

6개월 동안 1만원부터 최대 2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기본 이율은 2.0%지만, 여기에 매월 5만보를 걸으면 월 0.5%p, 발자국 찍기 스템프 인증 월 6회 완료시 연 1.0%p, KB스타뱅킹 로그인 이력이 가입 전 6개월간 없었으면 연 2.0%p, 기초생활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고객에게는 추가 연 2.0%p 등 모든 조건 충족시 우대금이 연 8.0%로 기본금리에 더해 연 10.0%의 이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율이 높은 것도 강점이지만 금융조건을 쉬운 용어로 설명하는 ‘시니어특화 안내장’ 제공과 지인들과 건강생활을 나누실 수 있도록 매월 우대금리 달성시마다 기념사진을 보내드린 점도 인기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연초부터 인기몰이에 나선 고향사랑기부예적금·카드. NH농협은행 제공.
연초부터 인기몰이에 나선 고향사랑기부예적금·카드. NH농협은행 제공.

▲농협은행, 고향사랑기부예적금·카드


올해 농협은행의 대표 상품은 뭐니뭐니해도 ‘고향사랑기부 예적금·카드’였다.

농촌지역의 저출산, 고령화 가속화로 도농간 격차 확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시키고 고향에 대한 마음을 전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1월1일 고향사랑기부법 시행과 함께 출시됐다.

‘NH고향사랑예·적금’은 연평균 잔액 0.1%를 농협이 기금으로 적립, 고객이 선택한 도 단위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공익상품이다. 11월 말 기준으로 예금(6만1639좌)과 적금(3만8959좌)을 합해 총 10만597좌를 달성했으며 잔액 기준으로는 2조103억원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적립된 기금만 10억원이다.

더불어 출시된 ‘고향사랑기부카드’는 이용액 기준 신용카드 0.1%, 체크카드 0.01%가 공익기금으로 조성돼, 농업, 농촌 및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기금으로 사용된다. 11월 말 기준 체크카드(16만6593좌)와 신용카드(10만2942좌)를 더해 26만9535좌가 개설돼 고향사랑 열기를 이어갔다.

‘유미의 세포들’을 활용해 인기를 끈 우리은행N일적금 이미지. 우리은행 제공.
‘유미의 세포들’을 활용해 인기를 끈 우리은행N일적금 이미지.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N일 적금


MZ세대를 겨냥한 남다른 상품과 이벤트를 많이 기획했던 우리은행은 지난 8월 우리WON뱅킹 전용 상품으로 네이버웹툰 인기 컨텐츠 ‘유미의 세포들’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한 적금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계약기간은 최대 200일로 가입금액이 일 1000원 이상 3만원 이하다. 매일 적립하는 금액을 주인공 유미의 감정을 의인화한 ‘감정스탬프’로 감정다이어리에 적립해 재미있게 납입관리도 하고 우대금리 혜택도 받을 수 있게 했다. 일종의 게임화(Gamification)활용 상품이다.

우리WON뱅킹 전용 상품으로 만들어 가입자가 자주 방문하도록 한 것이 기획 의도다. 1명당 3개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기본 금리 2.0%에 최대 연 4.0%p의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6.0%의 이율이 가능한 상품이다.

우대금리 조건은 기존에 우리은행 예금 및 적금 미보유시 연1.0%p, 가입기간의 1/2 이상 납입 및 상품전용 관리페이지에서 감정스템프를 가입기간의 3/4 이상 선택시 추가 연 3.0%p를 제공하는 구조다.

누구나 가입 가능하지만 특히 재미 요소가 MZ세대에게 어필하며, 11월 말 기준으로 약 100일여 만에 16만1000좌가 개설되는 인기를 누렸다.

IBK중기근로자우대통장 중 하나인 근로자급여파킹통장 이미지. IBK기업은행 제공.
IBK중기근로자우대통장 중 하나인 근로자급여파킹통장 이미지. IBK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 IBK중기근로자우대통장


정책금융기관으로 중소기업들을 위한 특화상품 제공에 노력해온 IBK기업은행은 올해 IBK중기근로자우대통장을 인기몰이했다.

원래 2022년 10월 5일 적립식 상품으로 먼저 선을 보인 후 인기를 끌자 지난 4월 17일 입출금식 상품을, 다시 9월 26일 거치식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또 구성상품도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급여파킹통장, 우대적금, 우대중금채 등 다양화해 선택 폭을 넓혔다.

올해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며 단 하루만 맡겨도 고금리를 제공하고 만기가 따로 없는 파킹통장이 인기를 끌었다. 기업은행 상품도 연 3.0%의 금리를 기본 제공한다.

이 상품은 영업점에서도 가입이 가능하고 i-ONE BANK를 통한 비대면 가입도 가능한 상품이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1인당 1계좌만 가입 가능하고, 개인사업자는 가입이 불가하다.

우대중금채 상품의 경우 기업은행이 안정적인 자금 확보로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투자상품인 만큼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지만 원리금상환에 대해 정부가 보증하는 만큼 고금리 혜택을 누리면서도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상품을 통해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총 15만8252좌가 올해 신규 발생했다.

가입하자마자 이자를 먼저 지급해 복리효과로 인기를 누린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토스뱅크 제공.
가입하자마자 이자를 먼저 지급해 복리효과로 인기를 누린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토스뱅크 제공.

▲토스뱅크, 먼저 이자 받는 정기 예금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들도 각종 아이디어 상품 출시가 이어진 한 해였다. 특히 인뱅 막내인 토스뱅크가 지난 3월 선보인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출시 반년도 되지 않아 누적 계좌수 20만좌, 4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며 돌풍의 중심에 섰다.

이 상품은 가입 즉시 이자가 지급된다는 독특한 컨셉으로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출금해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재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소구했다. 금리는 세전 연 3.5%, 계좌당 가입한도는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10억 원이다.

가입 하자마자 이자를 받으면 그 이자를 재투자할 수 있어 이른바 ‘복리효과’로 더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객 1인당 예치금액이 2665만원에 이를 만큼 양과 질 모두 잡았다는 업계 평가가 나왔다.

토스뱅크가 밝힌 가입자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40대가 30.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50대 이상 (28.4%), 30대(24.7%), 20대 (15.5%) 등으로 전 세대가 고르게 이용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을 통해 이자를 만기일이 아닌 가입일에 즉시 전달하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자 중심의 금융 상품을 지속 개발해 나가며 자금 운용 편의성과 안정성을 모두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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