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등 그룹 매출 80% 육박
판매처 다변화·수익성 개선 등 과제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차량용 QL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차량용 QL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제공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내년에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현대자동차·기아 출신의 신임 이규석 사장이 '구매 전문가'로서 경험을 통해 사업 연속성을 살려 오랜 부진을 말끔히 털어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내년 1월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참가해 롤러블 디스플레이, QL 디스플레이 등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신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부품 수주를 확대하기 위한 활동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CES에서 그룹 내 계열사 외 수주액을 늘려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에서 구매기획팀, 구매전략실장, 의장전장부품개발실장, 차체샤시부품구매실장, 구매1사업부장, 구매본부장 등 한 길을 걸어온 구매 전문가로 불리는 이 사장이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간 현대모비스의 수장은 자동차 기술자 또는 경영학 전공의 재무전문가들이 자리했었는데, 구매에 능통한 인재가 대표로 선임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이 사장이 신임 대표가 되는 인사가 발표되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이 사장은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중요 전략 자재를 적시 확보해 그룹 실적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에 현대모비스의 양질의 수주 확대와 수익 확보를 위해 이 사장이 선임된 것이라는 분석들이 제기됐다.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재 현대모비스의 가장 큰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6.2%에서 2020년 5.0%, 2021년 4.9%, 지난해 3.9%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올해 1~3분기에도 3.9%에 머물렀다. 모듈·핵심부품부문이 판매 호조임에도 원재료비, 인건비 상승 영향 등으로 손익분기점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다.

수익처가 한정적인 것이 약점이기도 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성장동력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대차·기아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판매처를 더욱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돼 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모비스의 전체 매출 30조3519억원 중 현대차·기아의 비중은 79.6%로, 80%에 육박했다. 3분기 기준으로도 현대차 43.1%, 기아 35.3%로 양사 합해 전체의 7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 역시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 8월 독일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에 수조원 규모의 배터리 시스템 수주에 성공했고, 10월에는 벤츠의 전기차 전용 모델에 사시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글로벌 수주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이 사장의 지휘를 통해 판매처 확대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사장이 그간 완성차 브랜드 구매 사업 경력이 풍부한 만큼, 현대모비스는 향후 해외 완성차 브랜드 구매본부 담당자와의 의사소통을 더욱 넓히며 수주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을 필두로 현대모비스의 그룹 내 의존도를 얼마나 낮추고 해외 비중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폭스바겐을 비롯해 벤츠,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의 수주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에는 배터리 시스템을 비롯한 전동화 부품과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수주 제품군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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