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M&A에 이마트 신용등급 하향조정
이커머스에 밀린 마트, 수익성 하락 지속

이마트 전경. 연합뉴스
이마트 전경. 연합뉴스

이마트가 잇단 M&A(인수·합병)로 인해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본업인 오프라인 대형마트도 쿠팡 등 이커머스에 밀려 경쟁력이 저하돼 수익성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이마트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등급 자체는 'AA'로 유지했다. 한신평은 등급조정 이유로 이마트의 이익창출력이 약화했고 앞으로도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신평은 "주력인 대형마트 부문이 높아진 온라인 침투율과 근거리·소량구매 패턴 등으로 매력도가 저하됐다"며 "온라인 부문은 지마켓 인수 등으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으나 높은 경쟁 강도에 대규모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마트 가양점과 성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점포 매각과 폐점 등도 실적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이마트의 재무 부담도 악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이베이코리아(약 3조 6000억원)와 W컨셉코리아(2616억원)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3000억원)를 인수하고 부동산 개발에 나서면서 순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잇단 M&A 결과 이마트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9조 544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말 기준 순차입금 4조 3650억원과 비교해 2배 수준이다.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2.8%였으나 올해 9월에는 150.5%로 늘었다. 즉 이마트가 현금을 벌 수 있는 금액보다 빌린 돈의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했다는 뜻이다.

한신평은 앞으로도 이마트의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신평은 "온라인, 근거리, 소량 구매 패턴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소비 부진 전망도 겹치며 주력인 대형마트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온라인 사업은 이익 개선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가격 비교가 용이한 채널 특성상 판매 이익이 높지 않다"며 "주요 경쟁사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봤다.

한신평의 지적처럼 이마트의 실적도 저조하다. 이마트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22조 1161억원으로 전년 동기(2022년 3분기 누적)와 비교해 1.2% 늘었다. 그러나 올해 누적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8.6%로 감소했다. 이커머스 사업 등을 확장하면서 매출 규모는 늘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2021년 연간 영업이익 3167억원에서 지난해 1357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인다.

재무구조와 실적이 악화하고 오프라인 본업마저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마트는 반등 카드를 꺼냈다. 올해 연말인사를 통해 부임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오프라인 유통 본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마트는 내년까지 신규 점포를 늘리기 위한 5개 용지 확보 계획을 밝혔다. 이전까지 매각을 추진하던 이마트 중동점과 문현점을 포함해 앞으로 점포 매각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대형마트, SSM(대형 슈퍼마켓), 편의점의 물류 및 구매 통합체계를 구축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3사의 기능을 통합해 매입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3사의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빠르게 내기 위해 한 대표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의 대표직도 겸임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잇단 M&A로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최근에는 전략을 선회해 오프라인 유통에 집중하고 있다”며 “신세계건설 등 자회사 실적을 제외하고 대형마트 부문에서는 조금씩 실적이 나고 있다. 내년부터 오프라인 유통 부문 반등이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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