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제 세분화·가입 제한 해지 등 대책 마련 분주
​​​​​​​통신 외 AI·데이터센터·클라우드 등 돌파구 마련도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새해를 맞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소비자들의 통신비 절감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데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내놓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4만원대 중후반인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최저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추고 30GB 이하 구간 5G 요금제를 신설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통3사가 이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정부의 요구도 있지만 통신비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들이 종전 통신사를 이탈해 알뜰폰(MVNO)으로 갈아타고 있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회선 현황’에 따르면 휴대전화와 사물인터넷(IoT) 등을 모두 포함한 지난해 10월 알뜰폰 회선 수는 1544만292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1518만4393개)보다도 늘어난 규모로, 전년(2022년) 동월(1246만2574개) 대비로는 약 272만개 증가한 것으로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증권가에서는 알뜰폰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영솔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MVNO 요금제 프로모션이 늘어날수록 가격 경쟁력이 낮은 이동통신사업자 이탈 수요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한해 동안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간 가입자는 매월 8만~11만명 수준이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을 살펴보면, 이통3사는 지난해 11월 기준 일제히 가입자 순감을 보였는데, 순감 규모는 SK텔레콤 2만4357명, KT 2만3738명, LG유플러스 1만4705명이었다.

이에 이통3사는 통신비 부담 완화를 통해 이용자 잡기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은 20종에서 45종으로, KT는 22종에서 34종으로, LG유플러스는 22종에서 45종으로 보유 요금제를 늘렸다.

여기에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3만원부터 시작하는 온라인 5G요금제 ‘너겟’을 출시하고 데이터 1GB부터 24GB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SK텔레콤과 KT도 3만원대 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특히 5G 데이터 제공 구간을 보다 세분화하면서 저렴한 5G 요금제를 출시해 알뜰폰으로의 가입자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가 포함됐다. 이통3사가 요금제 외에도 결합할인, 멤버십 혜택 등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기존 알뜰폰 가입자의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용자 선택권한을 늘리기 위해 단말기와 무관하게 5G·LTE 요금제를 가입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한다. 5G·LTE 등 이동전화 단말 종류에 따라 요금제 가입 제한이 있던 것을 순차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와 LG유플러스는 기존·신규 가입자에게 단말 종류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약관 개정을 진행했는데, LG유플러스가 오는 19일 준비 절차를 마치면 3사 모두 요금제 가입 제한 없는 교차가입을 지원하게 된다.

기존에는 5G 스마트폰으로 LTE 요금제를 사용하기 위해선 몇 단계 절차에 따라 유심 기기변경을 하거나 자급제 5G 단말을 구매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이통3사는 또 1년 약정을 선택하는 가입자에게 추가적인 1년 약정 연장을 사전에 예약할 수 있는 ‘선택약정 25% 요금할인 사전예약제’를 도입해 위약금 구조에 대한 설명과 안내문자 서비스 강화, 재난지역 주거시설 피해자의 유선통신·방송서비스 해지 위약금을 면제하는 등의 추가적인 대책도 마련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신규 스마트폰들이 출시되는 1분기에는 번호이동 수요가 크게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초에는 생성형 AI(인공지능) 탑재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시리즈 조기출시가 예정돼 있다. 삼성은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는 언팩 행사를 개최한다. 언팩 행사 직후인 19일부터 일주일간 사전예약 판매를 거친 후 오는 30일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통3사는 통신비 절감을 통한 이용자 확보에 집중하는 한편 통신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를 인지하고 돌파구 마련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사업인 통신 분야 외에도 AI,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수익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올해 각 수장 신년사에서도 이같은 이조가 나타났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급변하는 대외 여건과 급격한 기술 변화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지금까지 겪어왔던 것보다 더 험난한 길이 될 수도 있다“며 ”2024년을 ‘글로벌 AI 컴퍼니’ 성과를 거두는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김영섭 KT 사장 역시 “취임 이후 IT 전문성을 강화해 과거 통신기술(CT)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며 “혁신의 출발선에서 과감한 실행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올해 저성장이 지속되고 경쟁 강도가 심화되는 등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미래에 지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기반을 탄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경험(CX), 디지털혁신(DX), 플랫폼’으로 구성된 3대 전략을 얼마나 더 거세고 빠르게 추진할 것인가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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