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현대차, CES 출격.. 최대 화두는 'AI'
가전·모빌리티·ICT 등 다양한 분야 신기술 첫선

'CES 2024' 안내 포스터.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홈페이지 캡쳐
'CES 2024' 안내 포스터.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홈페이지 캡쳐

삼성·SK·LG·현대차 등 국내 4대 그룹이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신기술을 뽐낸다. 올해는 'AI(인공지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인 가운데 4대 그룹의 '4社4色' AI 기술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4에는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어난 전 세계 3500여 개 기업이 참가하는데, 이 중 한국 기업은 500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이번 행사 참관객이 13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대 그룹은 이번 CES에서 AI 기술 역량을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삼성과 LG는 AI를 접목한 가전과 전장(자동차전자장치) 기술을, SK는 AI 기반 ICT 분야 기술을 공개한다. 2년 만에 CES를 찾는 현대차그룹은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가전, 전장, ICT 등 여러 분야에서 첨단 AI 기술을 공개한다. 개막 하루 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주재로 열리는 프레스 콘퍼런스 주제도 '모두를 위한 AI: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이다. 한 부회장은 대표 연사로 나서 삼성전자의 AI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 '삼성 가우스'가 탑재된 제품들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 연사로 나서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모두를 위한 AI :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AI 비전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 연사로 나서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모두를 위한 AI :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AI 비전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제공

가전 분야에서 예고된 기술은 AI 기반의 '푸드 에코시스템'이다.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와 '애니플레이스' 인덕션, '삼성 푸드' 서비스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편리한 주방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가령 냉장고 내에 식재료 입출고를 카메라로 감지해 조리 가능한 요리를 알려주는 등의 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울러 AI 기술로 사물인식과 주행성능을 향상시킨 물걸레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와 스틱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AI'를 공개할 예정이다.

전장 분야에서는 테슬라와 스마트싱스 에너지(SmartThings Energy)를 통한 협력을 발표한다. 삼성 스마트싱스를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 ▲파워월(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EV) 등과 연결해 앱 상에서 전력량을 모니터링하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정전 발생 전이나 정전 중에는 스마트싱스의 'AI 절약 모드'를 작동시켜 연결된 가전제품의 소비전력을 자동으로 줄여 파워월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도 수행한다.

ICT 분야에서는 모바일어플리케이션(AP) 기술을 공개한다. 생성형 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 AI' 단말기인 갤럭시S24에 장착될 것으로 알려진 AP 엑시노스2400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로봇이나 드론 등 첨단 산업에서 활용이 가능한 이미지센서 라인업 '아이소셀 비전'의 차세대 제품인 '63D'와 '931'도 보여준다.

LG그룹은 가전, 전장 분야에서 AI 경쟁력을 선보인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도 개막 전날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대표 연사로 나선다. 조 사장은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는 LG전자의 면모와 AI와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미래 고객 경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가전 분야에서 만능 가사생활도우미 역할을 하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처음으로 전격 공개한다. 가전의 카메라 등으로 고객의 심박수 등을 감지하고 건강 상태를 파악해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하는 등 AI가 만드는 미래 스마트홈을 전시한다는 목표다.

또 4배 강력한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올레드(OLED) 에보(evo)를 비롯한 2024년형 LG 올레드 TV 라인업을 공개해 TV 시장 침체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9월 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아울러 전장과 모빌리티 역량에 초점을 맞춰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인 '알파블'을 구현한 콘셉트카와 콕핏 플랫폼 등을 처음으로 선보이고,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한 단독 플랫폼도 공개한다.

계열사인 LG이노텍도 'AI존'을 새롭게 마련해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 필수 부품으로 평가받는 안테나인패키지(AiP),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용 기판과 함께 LG이노텍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된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등을 전시한다. 특히 FC-BGA는 PC, 서버, 통신 등 다양한 기기에 필수로 탑재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고부가 반도체 기판으로, AI·클라우드·5G 통신 기술 등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SK그룹도 AI를 이번 CES 주제로 낙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연말 대한상공회의소 송년 간담회에서 이번 CES의 어젠다로 환경과 함께 AI를 꼽기도 했다.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7개 계열사가 약 1850㎡(약 560평) 규모의 공동 전시관을 꾸린다. 이 중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특별히 다양한 AI 기술을 소개하는 'SK ICT 패밀리 데모룸'을 운영한다.

데모룸에는 ▲AI 기반 실내외 유동인구 및 네트워크 데이터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반려동물 AI 진단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 ▲로봇, 보안, 미디어,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는 'AI 퀀텀 카메라' 등 SKT의 핵심 AI 기술을 비롯해 사피온의 최신 AI 반도체 'X330',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등 총 10개의 AI 서비스와 기술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 중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가 ICT 기기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환경인 '메모리 센트릭'을 전시 주제로 정했다. 여기서 AI시대 속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인 'HBM3E'에 대한 고급 패키징 기술과 정보 처리 용량·속도, 저전력 기술 등을 주로 다룰 전망이다.

아울러 CXL메모리와 메모리 솔루션 CMS(컴퓨테이셔널 메모리 솔루션), AI용 가속기 카드 AiMX등도 전시한다. SK하이닉스는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기반의 96GB(기가바이트), 128GB CXL 2.0 메모리 솔루션 제품을 올해 하반기 상용화해 공급할 예정이다.

기아의 SDV 모델 'EV9' 내부 모습. 기아 제공
기아의 SDV 모델 'EV9' 내부 모습. 기아 제공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SW)와 AI 연결의 생태계 구축 전략을 공개한다. 주제도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으로 잡았다. 소프트웨어와 AI를 기반으로 사람, 모빌리티, 데이터, 도시를 연결해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전략과 미래 변화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그룹의 글로벌 SW 센터인 포티투닷을 맡고 있는 송창현 사장이 직접 연사로 나서 그룹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비전을 제시한다. 포티투닷은 SDV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차량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하는 것으로 현대차 SDV의 지향점을 구체화한다는 목표다.

이번 행사에서는 'AI 머신'을 주제로 한 SDV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으로, 이 기술은 자동차에 적용하면 자동차가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터득해 알아서 최적 경로를 제안해준다거나 전기차 충전이 필요한 시기를 인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고 직접 충전소를 찾는 식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다.

샤피로 CTA 회장은 "이번 CES에서 가전은 물론 자동차, 인프라, 농업 등 모든 산업에 AI가 영향을 미치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로 불치병을 치료하는 등 기술을 통해 전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속가능성도 관전포인트"라며 이번 CES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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