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류·식품 등 상품군 다양화로 실적 상승세
이커머스 강화.. 경쟁사 대항 가격·품질력 등 과제도

다이소 부산물류센터 전경. 아성다이소 제공
다이소 부산물류센터 전경. 아성다이소 제공

아성다이소(다이소)가 뷰티에 이어 의류까지 섭렵하며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며 유통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고물가 시대 속 이른바 '가성비'를 따지는 실속형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매출 2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2년 2조945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체성'도 확립했다. 다이소는 최근 2대 주주인 일본 다이소산교(대창산업)의 지분 전량을 5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 주주인 아성HMP 지분율은 50.02%에서 84.23%로 늘게 됐다. 일본 측 지분을 완전히 청산하면서 명실상부한 '국민가게'로 변신한 셈이다. 여기에 2022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 후 신호섭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이끌고 있는 가운데 순조로운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이소는 과거 생활필수품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화장품, 의류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식품 분야도 확대하고 있다. 유명한 화장품 제조업체들과 협업해 저렴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뷰티스토어 올리브영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양말, 티셔츠 등 기본 패션 품목만 취급했던 것에서 스포츠·이지·홈웨어 등을 선보이면서 SPA 의류 브랜드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5000원대의 경량 패딩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식품 분야에서는 지난해 신상품 발굴을 통해 '홈카페족'을 겨냥한 캡슐 커피 6종을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물가 소비 환경으로 초저가 상품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다이소는 초저가, 균일가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당분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외형 성장은 여타 유통업체 대비 상회하는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현재 다이소는 다이소몰을 개편하고 익일 배송 등을 도입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를 태세다. 지난해 12월부터 샵다이소와 다이소몰을 통합 전격 개편, 오프라인에 취중됐던 매출구조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다이소 제공
다이소 제공

 

다이소는 그동안 샵다이소와 다이소몰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샵다이소는 다이소 매장 상품을 배달해주는 앱(어플리케이션)이며, 다이소몰은 다이소 관계사 한웰이쇼핑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었다. 통합한 새 다이소 온라인몰 운영은 다이소가 직접 맡는다.

온라인을 공략하면서 공격적인 물류거점 확보도 진행되고 있다. 다이소는 최근 3500억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허브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6월 착공해 2026년 준공 목표다. 완공 시 경기 남부와 충청권 물류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2025년 중반 경기도 양주시 내 양주허브센터를 준공해 경기북부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 운영 중인 남사허브센터와 부산허브센터 등과 함께 유통망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 관계자는 "신규 다이소몰은 다이소 제품만 판매하되 매장 기반이 아닌 물류센터 기반으로 운영되며 신속한 배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객만족도를 제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이소는 쿠팡과 같은 익일 배송제도 도입한다. 한진택배와 손잡고 익일 택배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으로, 다이소몰에서 평일 오후 2시 전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택배 휴무인 일요일과 공휴일은 제외되며 일부 도서·산간 지역은 배송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배송비는 3만원 미만시 3000원, 3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다. 쿠팡을 벤치마킹하며 이커머스 업계 장악에 만반의 준비를 마친 모습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은 다이소에게 유리한 환경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프라인에서는 승승장구하는 상황이지만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연구하고 제품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중국발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이 다이소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이미 국내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모든 앱을 통틀어 지난해 11월 기준 신규 설치 건 순위 1위가 테무, 2위가 알리익스프레스다. 월간 활성 사용자(MAU) 기준으로도 알리는 500만명, 테무는 235만명을 기록했다. 이들을 앞서는 게 관건이다.

또 온라인에서는 교환과 반품 등이 오프라인보다 까다로운 만큼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특성상 잦은 소비자 불만 접수가 야기 될 수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유해물질로 인해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아동 완구인 다이소의 '리나의 메이크업놀이' 제품 중 인형 얼굴 부위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0.1%이하)를 초과한 0.64% 검출됐던 것이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호르몬이다.

이에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 경영 능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은 반품률이 통상 40%에 가깝기 때문에 이를 전체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경영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알리, 테무 등에 대응하려면 지금보다 상품도 더욱 다양하게 갖춰놔야 하고, 더 많은 자체 상품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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