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순이익 2조1333억원…화재(2위) 증권(영업이익 1위)
김용범 주주대표(부회장), “밸류업 ‘효율성’과 ‘진심’ 중요”

메리츠금융 당기순이익 추이. 메리츠금융 제공.
메리츠금융 당기순이익 추이. 메리츠금융 제공.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업권내 정상의 수익력을 과시하며 상장된 모기업 메리츠금융의 2023년 실적을 2조 1333억원으로 이끌어 2조클럽에 가입시켰다.

22일 메리츠금융이 밝힌 지난해 연결기준 총자산은 102조 2627억원으로, 역시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최고 수준인 28.2%를 달성했다.

특히, 핵심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모두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을 통해 업계 당기순이익 2위를 기록, 메리츠금융지주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년 연속 업계 1위다.

메리츠화재의 2023년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 1171억원, 1조 57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25.2% 증가했다.

CSM(보험계약마진) 확대를 위한 단기납 상품 등 업계의 출혈 영업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신계약의 질적 가치 향상을 위해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메리츠증권도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8813억원과 59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내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차액결제거래(CFD),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했고, 트레이딩과 금융수지, 리테일 등 각 부문에서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가장 선진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2023년부터 최소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두 차례에 걸쳐 총 64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2023년 배당으로 총 4483억원(주당 2360원)을 지급하기로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합친 총 주주 환원율은 51%에 달한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업계 영업경쟁이 격화되고, 대내외적 어려움으로 인해 증권업계 업황이 뒷걸음친 상황에서도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탄탄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메리츠화재는 양질의 장기 보장성 보험 매출 확대를 통한 장기손익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며, 메리츠증권은 어려운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우량자산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콜에는 주주대표로 지주 김용범 부회장과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등이 참석해 향후 전망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컨콜에는 이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인 부동산PF 및 해외 상업용부동산 투자 관련 현황과 리스크관리, 공격적인 총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에 대한 기조 및 차별화 방안 등에 질문이 집중됐다.

메리츠금융 오종헌 CRO는 현재 국내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4.6조원 수준으로 이중 96%가 선순위 투자이며, LTV가 40% 수준에 연체율이 올라온 것이 2.3%에 그친다”며, “담보가 충분해 원금상환에 문제가 없고 자산대비 충당금 적립비율은 2.4% 수준”이라고 답했다.

또 최근 관심의 집중이 되고 있는 해외부동산투자와 관련해서도 “총 4.2조원 규모 중 상업용부동산(CRE)규모는 1.7조원 수준으로, 감정평가에 따른 시가 반영을 통해 충당금 적립 및 투자펀드 기준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밝힌 해외 상업용부동산 관련 손실은 1058억원 수준이다.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고금리에 따른 투자자산의 가치하락이 커 손실을 선반영했으며, 금리하락으로 반전될 때까지 손실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올해 연말이나 내년초 안정화 될 것을 시장에서 기대하나 메리츠는 내년 말까지 (위기가) 계속된다는 가정하에 보수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이익이 나는 보장성 상품이나 새로운 시장인 펫보험 및 생활밀착형 보험은 강화하고, 무해지상품 등 수익성이 낮거나 마이너스인 상품에서의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돈이 되는 사업과 성장 산업에 치중한다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일반기업금융시장 딜 참여 기회를 늘리고 비부동산 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투자자산의 질과 양을 개선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우려가 커지는 홍콩ELS 관련해서 장원재 증권 CEO는 “전체 2.1조원 정도의 규모로 자체헤지 규모가 3757억원 수준에 상반기 만기 도래는 1.1조원 수준”이라며, “직접판매 분이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시장 축소에 따른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고, 향후에는 원금보장형 상품 발행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 전개에 따라 상대적으로 메리츠금융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경쟁력이 약화되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김용범 부회장은 “메리츠 주주환원의 원칙은 본래 사업을 똘똘하게 하고, 자본배치를 효율적으로 해서 주주환원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하되, 모든 주주가치가 동등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누가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 지난 연말 김용범 부회장과 최희문 부회장이 자회사 CEO에서 물러나 그룹을 조율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과 관련해 “김 부회장이 부채를, 최희문 부회장이 운용을 맡아 매트릭스 조직을 총괄해 계열사 CEO가 온전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 의사결정의 질과 승계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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