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50% 넘겨, 자기부담금 비율 높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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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 곳곳에 겨울비가 내리며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NH농협손해보험이 운용하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율은 전체 농가 대비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당 상품을 가입할 때 농민이 부담해야 하는 자기부담금이 높기 때문이다.

28일 농업계에 따르면, 연초 시설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연초부터 전국 곳곳에 겨울 비가 자주 내린 탓에 일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상청 자료를 전남도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 지역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영광 등 주요 5개 시군 평균 일조시간이 평년(167시간)보다 22.7% 감소한 129시간, 12월의 경우 평년보다 33% 감소한 104시간으로 집계됐다.

피해 농가와 면적만 보덜라도 전남 보성과 강진, 광양 등 5개 시군 132개 농가에 158.1㏊(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24일 잠정 집계됐다. 이번달 비 소식이 유난히 잦았던 제주도 역시 브로콜리 작물 대부분에 곰팡이가 피었고 딸기도 생육이 부진한 상황이다.

28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농업정책보험 실적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NH농협손해보험이 단독으로 운용하는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52.0%를 기록했다. 1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해 2.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보험 가입률이 50%를 넘긴 건 이 보험이 도입된지 22년 만이다.

농작물 피해에 대한 위험이 큼에도 농민들의 농작물보험 가입률이 아직도 절반 수준인 이유는 자기부담비율 제도 때문으로 해석된다. 자기부담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시 피해율에서 차감하는 비율을 뜻한다.

국회에서도 농작물보험의 높은 자기부담비율을 지적한 목소리가 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축재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농가 손해액 중 자기부담금 비율은 11.5%, 농기계 종합보험의 경우 7.6%”라며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43.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농작물재해보험이 재해 피해에 대한 안전판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자기부담금 비율 하향 및 농가 선택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이 제도가 없다면 우연성이 결여된 일상적인 소액 사고에도 보험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금 수급에 대한 진상조사가 빈번하게 이루어질 경우 해당 상품 운용을 위한 보험료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작물보험 등 정책보험 비중이 높은 농협손해보험의 손해율 변동성을 우려한 목소리도 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농협손해보험이 농작물보험 등 정책보험을 포함한 일반보험 비중이 높아 손해율 변동성이 존재한다”며 “일반보험의 특성상 자연 재해 및 사고 발생에 따른 손해율 변동성이 내재되어 있어 동사 이익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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