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빅테크 거물' 인사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 삼성전자와 LG전자 수장급 인사를 만나 'AI 동맹'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만난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는 등 분주한 일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LG 권봉석 최고운영책임자(COO),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등과 만나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양사간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완 사장이 메타의 MR 헤드셋 '퀘스트3'와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해보기도 했으며, 메타는 다양한 선행기술들을 시연했다.

LG전자는 XR 사업 추진에 있어 디바이스(제품)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역량까지 균형 있게 갖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메타도 이와 뜻을 함께하는 차원에서 양사의 협업이 추진된 모습이다.

LG전자가 TV 사업을 통해 축적하고 있는 콘텐츠·서비스, 플랫폼 역량에 메타의 플랫폼·생태계가 결합되면 XR 신사업의 차별화된 통합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메타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와 관련해서도 온디바이스(On-Device) AI 관점에서 양사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재 메타는 LLM '라마3' 사업을 추진 중인데, 경쟁상대인 마이크로소프트의 'GPT'와 구글 '제미나이', 아마존웹서비스 '올림푸스' 등과 접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LG전자의 웹OS를 메타 XR 플랫폼과 연동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차세대 XR 기기 개발에서 메타의 다양한 핵심 요소기술과 LG전자의 제품·품질 역량을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거론됐다.

XR 기기는 모바일 스크린의 한계를 뛰어넘는 몰입감과 직관성을 갖춰 다수의 전문가들로부터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라 평가받고 있다. 개인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고객 접점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앞서 애플이 XR헤드셋인 '비전프로'를 선제적으로 출시했고 구글이 삼성전자·퀄컴과 협력해 XR헤드셋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힌 상태인 만큼, 메타가 XR기기 개발 협력사로 유망주인 LG전자를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가상공간 영역에서의 신사업 추진 가속화를 위해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내 본부 직속의 XR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XR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AI 기반 XR사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LG전자와 협업을 의논한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도 만났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라마3 구동에 쓰일 AI 반도체 및 생성형 AI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는 AI칩 자체 개발을 모색하고 있는 중으로, 자체 개발할 AI칩을 생산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파운드리 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만 TSMC에 이어 인텔과도 파운드리 사업 경쟁을 벌여야하는 삼성 입장으로서는 메타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또 메타가 앞서 LG전자와 논의했던 대로 LMM 라마3을 개발 중인데, 이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의 학습과 서비스에 필요한 AI 반도체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반도체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메타는 최근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춘 범용인공지능 'AGI'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8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 중이다. 삼성전자는 AGI 전용 반도체 개발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관련 조직을 신설한 상태로, 양사의 'AI 반도체 동맹' 시너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밖에도 마크 저커버그 CEO는 서울 강남 메타코리아에서 한국의 XR 분야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비공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오는 2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