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가맹점 규모 확대, 카드 상품군 확대 예정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카드업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주요 카드사 실적은 한 자릿 수부터 많게는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조달금리 압박 장기화에 고물가에 따른 신용판매 위축, 대출 차주 부실화 등의 영향이다. 갑진년(甲辰年) 카드사들의 위기돌파 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우리카드 제공.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우리카드 제공.

박완식 대표가 이끄는 우리카드가 올해도 홀로서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 개선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카드 연간 매출액은 78조7225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을 기록, 2022년 대비 45.3% 떨어진 수준을 나타냈다. 

우리카드의 매출액이 커졌지만 당기순이익이 떨어진 건 독자결제망 구축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많은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리카드에게 독자결제망 구축은 숙원사업이었다. 그동안 우리카드는 BC카드 결제망에 의존하며 수수료를 지급했는데 여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수료를 물면서 지내는 것이 더 비용합리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고려할 때 자체 망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월세를 사는 것이 당장은 좋지만 궁극적으로 내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 빚을 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2013년부터 자체결제망 구축을 논의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독자가맹점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2022년 3분기 독자 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우리카드는 지난해 2월에는 독자가맹점 대상 자체 결제망을 선보였다. 이어 7월에는 ▲에브리원 ▲에브리 마일 스카이패스 ▲에브리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 역량을 강화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160만개의 독자 결제망 가맹점을 모집했다”며 “기존 BC카드 결제망 연계 카드를 독자 결제망 상품으로 전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내 가맹점 규모를 확대하고 카드 상품군도 더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카드의 이자비용률과 대손비용률, 건전성 요인 등이 향후 수익성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카드의 이자비용률은 2022년 3분기 누적 2.0%에서 지난해 2.9%로 0.9%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률은 1.4%에서 1.8%로 0.4%포인트 올랐다. 

나이스신용평가 김석우 책임연구원은 “시중금리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상당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달비용 증가가 우리카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 대출자산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며 대손비용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우리카드가 경쟁사인 기타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에 비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내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우리카드가 우리금융그룹 계열 내 사업적인 중요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유사시 계열로부터의 지원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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