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석패 만회 '총력전'
신라면세점, 기존 사업자 역량 발휘 '자신감'

김포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김포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김포공항 면세점 'DF2 구역' 사업자 최종 선정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보이고 있다.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 만큼 이번 입찰 결과가 양사 순위에 큰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날 오후 특허심의위원회를 열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중 김포공항 면세점 DF2(주류·담배) 사업자를 최종 선정한다.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만큼 롯데 신동빈 회장과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간 오너 자존심 대결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DF2 구역은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에 위치해 있으며 연 매출 규모는 419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선정된 신규 사업자는 앞으로 7년간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포공항 면세점의 매출 규모는 전국 공항 면세점 매출의 1.5%로, 김해국제공항(3.4%)보다 규모는 작다. 그러나 매출 연동방식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고 DF2 구역이 취급하는 제품이 이익이 많이 나는 주류와 담배 제품이 대부분이어서 '알짜' 매장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입찰은 면세점이 공항에서 신규 매장을 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2030년까지 국내 신규 면세점 입찰 계획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으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이번 입찰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본래 DF2 구역은 신라면세점이 2018년 8월부터 5년간 운영해온 곳이다. 이에 기존 운영자인 신라면세점은 관세청 프레젠테이션에서 사업 연속성 등을 강조해 매장을 수성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회사는 인천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모두 면세점을 운영하는 만큼 공항 매장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인천국제공항에서 주류와 담배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김포공항과 연계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호주 멜버른공항 등에서 주류·담배 단독 사업을 영위해 온 강점이 있다. 또 2022년에 10년 운영권을 낙찰받아 현재 같은 김포공항 내 DF1(향수·화장품) 구역에서 운영 중이기도 하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창이공항, 호주 멜버른공항 등에서 주류 및 담배 단독 사업자로 오랫동안 운영해 온 경험으로 뛰어난 소싱 역량을 갖고 있다"며 "현재 DF1 구역의 향수·화장품과 DF2 주류·담배를 연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오히려 소비자 혜택을 확대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품을 들고 가는 여행객. 연합뉴스
면세품을 들고 가는 여행객. 연합뉴스

 

아직 완전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최근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증가하면서 면세점 실적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면세점 업계로서는 올해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지난해 신라면세점이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을 가로채면서 둘의 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태다. 이에 양사는 입지를 되찾기 위해, 격차를 더욱 좁히기 위해 이번 김포공항 DF2 구역 입찰에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5월 인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패션·액세서리·부티크 등 사업 구역인 DF3 구역을 확보했다. 롯데면세점이 1위 자리를 다투는 상황에서 기존 운영점포 운영권을 빼앗긴 것이다.

게다가 신라면세점은 이번 김포공항 면세점 구역까지 확보한다면 매출 순위를 더욱 바짝 추격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2조2450억원이며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2조1617억원으로, 833억원 차이를 보이는 중이다.

롯데면세점으로서는 인천공항에서 사업을 접은 대신 김포공항에서 매장을 키우는 등 국내 사업장을 추가한다는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또 이번 입찰을 따내야 신라면세점을 따돌릴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김포공항 DF2가 매출 규모가 큰 곳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된 사업장이다 보니 실적 경쟁을 하고 있는 두 기업 모두가 해당 구역 입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라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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