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G20 합의 배경 탄생…2014년 3월 문 열어
거래 효율성과 안정성 제고…리스크관리 강화해 선진 CCP 위상 제고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상승장의 상징인 황소가 하락장의 상징 곰을 쓰러뜨리는 모습. 사진 장석진 기자.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상승장의 상징인 황소가 하락장의 상징 곰을 쓰러뜨리는 모습. 사진 장석진 기자.

이번 달로 한국거래소(KRX)가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 Central Counterparty) 업무를 시작한지 만 10년을 맞았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장외파생시장 거래 안정성과 리스크관리 시스템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생상품이란 말 그대로 기초자산에서 파생돼 나온 상품을 말한다. 이 중 거래소에 상장된 것은 장내파생상품, 거래소 없이 일대일 계약에 기초해 거래가 일어나면 장외상품이다. 선물, 장내옵션 등은 장내파생상품, 장외옵션, 스왑, 선도거래 등은 장외파생상품이다.

장내파생상품은 결제불이행 위험이 없지만, 장외파생상품은 일대일 거래다 보니 거래위험이 상존한다. 보통의 경우 알만한 기관끼리의 거래라 문제가 없지만 2008년 금융위기같이 결제불이행 위험이 국경을 넘게 되고 금리가 움직여 시장변동성이 커지면 이를 장담할 수 없다. 2009년 9월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에서 장외파생상품 관련 중앙청산기구를 통한 결제제도 도입 합의가 나온 배경이다.

청산결제는 쉽게 말해 회계상 상계(Netting)의 개념이 원용된다. 여러 거래자간 일대일 거래가 복잡하게 얽혀 주고 받을 돈이 복잡하게 되면 전체 계약이행 금액이 커지고 그 복잡한 과정 중간에 한 계약자가 거래불이행시 전체 자금 흐름이 멈출 수 있다.

이때 중앙청산소(CCP)가 중간에 개입해 서로 주고받을 돈을 정리해주면 전체 계약이행 금액이 적어서 수수료 등이 줄어드는 등 거래 효율성은 올라가고 결제를 위해 모인 여유자금이 있어 일종의 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 먼저 계약 이행을 위한 결제를 진행하고 후행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형태의 추후정산을 통해 거래 종결이 가능해져 전체 거래 안정성이 높아진다.

이런 시스템 도입으로 지난 10년간 청산 규모는 연평균 약 24%씩 성장했고, 청산 잔고도 연평균 28% 증가했다. 지난 2월말 기준 청산 잔고는 2086조원이다.

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청산거래 참여사는 은행(외국계 17사, 국내 13사), 증권(23사), 보험(5사), 자산운용(6사) 등 총 64개사로,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가 청산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거래소가 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격 CCP인증을 취득한 이후 이용이 급증했고, 장기물을 통해 자산운용을 하는 보험사가 2022년 이후 헤지수요가 늘며 청산규모가 확대돼 왔다는 게 거래소 설명이다.

특히 지난 2022년 6월 거래축약(Compression) 서비스 도입이 청산 참가자의 리스크관리 효율성과 편의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축약’이란 장외파생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양자간 또는 다자간 거래조정을 통해 계약수ㆍ명목대금을 감소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장내거래와 달리 장외파생거래는 표준화·규격화 수준이 낮아 반대 방향 거래간 상계가 어려우므로 포지션 축소를 위해 축약서비스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포지션이 축소됨에 따라 자본운용 한도가 증가하고, 계약건수 감소에 따라 백오피스 업무의 편의성이 증대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이자율스왑의 청산명세를 넓히고, 외환파생상품 등으로 청산대상상품 확대해 장외파생상품시장의 안정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영국 및 스위스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격 CCP 인증을 취득하고, 리스크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선진 CCP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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