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 체제 본격 출범.. "'원팀'으로 전력투구"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제공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가 들어서는 엔씨소프트가 게임 경쟁력 강화와 내부 역량 결집을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부진한 회사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공동대표제의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와 내부 역량 결집을 위해 '원팀'으로 전력투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VIG파트너스 대표를 지낸 M&A(인수합병) 전문가 박 내정자를 영입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본래 엔씨소프트는 1997년 이후 줄곧 김택진 창업자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왔다.

김 대표는 "작년 글로벌 게임시장의 성장이 멈췄고, 게임시장과 고객들의 취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 속에서 엔씨소프트도 변화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했다"고 공동대표 체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공동대표 체제는 각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동 목적 달성 위해 시너지 발휘에 초점을 맞추겠다. 저는 CEO(최고경영자)이자 CCO(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엔씨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공동 대표 합류할 박 내정자는 엔씨 경영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전문성을 발휘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실적 부진과 신작 가뭄이 겹쳐 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엔씨소프트 지난해 매출은 1조7798억원, 영업이익은 13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1%, 75% 줄어든 규모다. 

간판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의 수익성이 나빠진 점이 타격이 컸다. 반전 카드로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쓰론앤리버티(TL)'도 다소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신작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작품의 신선도가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해 크게 악화한 실적과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타개할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블레이드&소울 2'와 '쓰론 앤 리버티'의 국내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고 엔씨소프트에 대한 신뢰가 많이 손상된 상태로, 두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성장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리니지라이크(리니지류 게임)를 하나의 장르로 부를 만큼 시장 경쟁이 심해졌고 저작권 침해도 심각한 상황이지만, 그만큼 MMORPG가 건재하고 튼튼한 고객 기반을 가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왼쪽)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겸 대표(왼쪽)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

 

규제·법률 이슈도 해결할 과제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최근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준비를 해왔다. 게임 확률정보를 외부에서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카카오게임즈, 웹젠 등과 벌이고 있는 소송전의 향배도 주목된다.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게임을 카피하는 것은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 행위인 만큼,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고 게임산업을 혼란시키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이번 공동대표 체제로 첫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쇄신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엔씨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의 개발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의 개발 ▲게임 개발의 새로운 방법 개척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기존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스핀오프 게임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으로, 엔씨가 장점을 가지고 있는 MMO 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더욱 확장해 그동안 만들어온 RPG(역할수행게임) 외에 MMO 슈팅, MMO 샌드박스, MMO RTS 등의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이온2를 통해 한층 더 높은 차원의 게임 플레이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게임 개발 방법으로는 AI(인공지능) 활용을 자신했다. 새로운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의 효율성과 제작 기간 단축을 통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내 많은 인원에 의한 제작보다 창의성이 뛰어난 작은 팀들의 역량이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경영의 효율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글로벌 라이제이션을 위한 기반 구축 ▲IP 확보와 동력을 위한 투자, M&A(인수합병)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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