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은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사람의 기억은 세월에 따라 조금씩 흩어지건만 대통령님 떠난 빈 자리는 해가 갈수록 커져만 간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6주기 추모행사에서 "후진들은 한 없이 부끄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대통령께서 열어놓은 한반도 평화, 통일의 길이 컴컴한 안개 속에 갇힌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올해 광복절은 여느 해와 달랐어야 했는데, 남과 북은 70주년 광복절을 대립과 갈등 속에서 그냥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인 중 김 대통령 만큼 용기있는 지도자는 많지 않았다"며 "엄혹한 시절 민주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고, 지역갈등의 피해당사자이면서도 동서화합에 앞장섰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냉전을 깨고 통일의 물꼬를 튼 것도 바로 대통령님"이라며 "노벨평화상 수상은 동서, 남북, 세계평화를 위한 헌신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북한은 여전히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고 남북관계는 꽉 막힌 상태 그대로"라며 "올해를 이렇게 보낼 수는 없다. 대통령께서 강조했듯이 통일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21세기 문명시대를 리드하고 선진강국으로 우뚝서기 위해 반드시 통일의 문을 열어야 한다"며 "화해와 협력을 위한 첫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화와 교류 인도적 지원 외에 다른 길은 없다"며 "돕고 나누면서 작은 신뢰를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방북한 것을 언급하며 "귀국 직후 분단의 아픔을 다음 세대에 물려줘서는 안 된다고 한 말이 절실히 와 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민족과 역사는 대통령께서 보여준 용기와 지혜를 간절히 필요로 한다"며 "비록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정신과 의지는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영원히 함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시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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