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한반도 분단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 8개월여 만인 다음달 말께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북미 2차 정상회담은 오는 2020년까지 달성할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할 수 있느냐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1차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새로운 관계' 설립 의지를 확인한 두 정상이 상호 불가침을 확신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관계를 설립하고, 한반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하기로 합의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도 확인했다. 

북한과 미국 모두 8개월 만의 2차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을 중심으로 좀 더 진일보한 합의문을 내놓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선제적으로 폐기하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폐기를 약속하는 조치로 관계 개선을 위한 미국 측 호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핵 시설 신고·사찰에 관한 합의에 진전이 있기 전까지 미국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확답을 받아 왔으나, 미 조야의 최대 관심사였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공동성명 문안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우려와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북미 정상이 거듭된 교착 국면을 친서 외교로 풀어온 끝에 또다시 만날 일정을 잡은 만큼 여러 변수는 있으나 큰 틀에서의 비핵화 로드맵 윤곽은 잡혔을 가능성이 있을 전망이다. 

먼저 비핵화 이행 입구 조치로 핵 시설 신고·사찰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작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이 6·12 공동성명에 따른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조치를 계속 취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그 연장선에서 북미가 영변 핵시설의 동결과 신고, 그리고 사찰에 관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한 상응조치로는 우회적인 방식의 대북제재 유예 차원의 예외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일부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 결정이 국제사회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협상 상대방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하는 카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주목되는 점은 이 이상의 요구조건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느냐라고 할 수 있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지난 17일(현지시간) '2019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 미사일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무력도발을 자제하고 있으나, 그러한 핵 무력들을 폐기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날 이러한 점을 강조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 비핵화 협상 의제가 ICBM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음을 예측케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우회적 제재 유연화 조치만으로 ICBM과 핵물질 등의 폐기·반출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 미국으로서는 단기간에 완전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 북한의 ICBM 제거와 기존 핵 동결 선에서 타협을 하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궁극적 목표는 단계적 과제로 남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핵화 로드맵의 출구를 그려낼지도 관심사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대선을 치러야 하고, 김 위원장은 당 창건 75주년인 동시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가 되는 2020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번 2차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된 비핵화'(FFVD)를 명시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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