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소비 산업부문 견인 불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부족
전력 판매량 3.6% 상승···판매단가 하락으로 수입은 2.9% 증가

[스트레이트뉴스 이정훈기자]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력 판매량은 3.6% 상승한 반면, 평균 판매단가 하락으로 전력판매 수입은 2.9% 증가에 그쳤으며 특히 우리나라 전력소비는 산업부문에서 견인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을 보다 세분화해 업종별 합리적 요금체계를 도입하고, 에너지다소비 업종의 산업부문 전기요금에 초과이익공유제와 같은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한국그린캠페인협의회(회장 박태윤 연세대교수)는 한전의 ‘전력 빅데이터 센터-계약종별 전력사용량’ 등을 토대로 기존의 분석 자료를 보완한 추가 분석을 통해 지난해 전력 소비량을 분석한 후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이에따르면 2018년 국내 총 전력소비량은 52만6149GWh로, 지난 10년간(2009~2018년) 연평균 3.2%가 넘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전력소비 증가율은 2010년 10.1%로 정점을 찍은 후 4.8%(2011년), 2.5%(2012년), 1.8%(2013년), 0.6%(2014년)로 둔화됐으나, 다시 2015년 1.3%를 기점으로, 2.8%(2016년), 2.2%(2017년), 2018년에는 3.6% 상승했다.

2009년 대비 10년간 국내 전력사용량은 33.4% 증가했고 특히 농사용(91.3%), 산업용(41.5%)은 40%가 넘는 증가세를 시현했다. 교육용도 34.2% 증가했다. 반면 일반(상업)용은 30.5%, 주택용은 22.7%, 가로등은 21.3%로 전체 증가율보다 낮게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심야는 34.3%가 감소했고 2011년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꾸준하게 하락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협의회는 이같은 심야전기의 하락세가 국내 전력소비는 대부분 산업부문에서 견인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교육부문 용도별 비중은 지난해 1.6%로 미비하지만, 빠른 전기사용 증가는 타 부문에 비해 건물 에너지효율화가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농사용은 싼 전기요금으로 인해 석유에서 전력으로 대체가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농사용 전력사용은 타 부문에 비해 급증하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농사용 전력은 2018년 기준 전체 전력 판매량의 3.5%, 판매수입 기준 전체 판매수입의 1.5%에 해당하지만 판매단가는 47.4원/kWh로 전체 판매단가의 약 43.6%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용도별 전력 사용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인 심야전력(2.0% 감소)을 제외하고 모든 부문에서 농사용 7.3%, 주택(가정)용 6.3%, 일반(상업)용 5.1%, 교육용 4.3%, 산업용 2.5%, 가로등 0.7% 순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역대 최악의 폭염, 주택·일반·농사용 전기 큰 폭 증가

지난해는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더위가 덮친 ‘역대 최악 폭염’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주택(가정)용, 일반(상업)용, 농사용, 교육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택(가정)용은 총 7만2895GWh로, 6만8544GWh를 기록한 전년보다 6.3% 증가했다.

이는 1993년 전력통계를 집계한 이래 25년 만에 최대치로, 국내 연간 주택(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7만GWh를 넘긴 것도 지난해가 처음이다.
산업용도 2.5%가 증가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요 에너지 다소비 업종의 수출 호황으로,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6051억6900달러로 역대 최대치 기록에 따른 전기 사용 등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사용은 계절적인 요인과 경제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는 계절적인 요인이 역대 최대치 연간 수출액 기록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요인을 압도한 한 해였다.

기상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일 서울 기온은 39.6도로 1907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전국 평균 폭염일수도 31.4일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용도별 전력사용 구성비는 산업용 55.7%, 일반(상업)용 22.2%, 주택(가정)용 13.9%, 농사용 3.5%, 심야 2.4%, 교육용 1.6%, 가로등 0.7% 순이다.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는 산업 및 일반(상업)부문에서 77.9%를 점유하고 있다.

2017년 대비 지난해 전력소비 구성비 변화는 주택(가정)용 0.4, 일반(상업)용 0.3%, 농사용 0.1% 증가한 반면에 산업용 0.6%, 심야는 0.1% 각각 하락했다. 교육용, 가로동은 변동이 없었다.

특히 심야 비중은 2008년 5.0%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2.4%까지 내려앉았다.

지난해 전력 판매량은 3.6% 증가한 반면, 평균 판매단가 하락으로 전력판매 수입은 57조2170억원으로 2017년 대비 2.9% 증가에 그쳤다.
전력 판매단가는 108.7원/kWh으로, 2017년 전력 판매단가(109.5원/kWh)보다 0.7% 하락했다.

전력사용 용도별로 구분하면 전력사용 비중(총 95.3%)이 큰 주택(가정)용 1.6원, 산업용 0.9원, 일반(상업)용 0.4원, 농사용은 0.2원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전력사용 비중(총 4.7%)이 적은 교육용 1원, 가로등 0.3원, 심야는 0.1원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전력 매출액은 60조6276억원으로 1.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080억의 적자전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 관계자는 “경제성장기에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산업용 전기요금 정책이 우리니라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와 그에 파생해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자연 생태계와 국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제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국내 전력소비는 산업부문에서 견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사회적 책임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게 협회측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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