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재판 2년 4개월 만에 최종 판결 앞둔 대법원
박근혜・최순실 재판과 이재용 재판의 다른 결과는 기소 주체 탓
‘재산국외도피’ 성립될 경우, 이재용 파기 환송과 재구속 불가피
‘경영 승계권 작업’ 인정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 영향 미쳐
이재용 2심 유지되면 박근혜, 최순실 감형 가능성 높아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공여 사건이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지 2년 4개월 만에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앞둔 가운데, 어느 쪽 2심 재판이 파기 환송 되느냐에 따라 세 사람의 운명이 엇갈릴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①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제공한 말 세 마리 구입대금 34억1,797억 원과 ②승마지원금 36억3,484억 원, ③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제공한 후원금 16억2,800만 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2심 결과 다른 재판 합쳐져

이번 사건 1, 2심이 진행되는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을, 2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았다. 최순실 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을, 2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이라고 인정된 부분이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서는 인정되지 않아서다.

동일한 사건을 두고 이처럼 재판 결과가 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기소 주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검찰이,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이 기소했던 것이다. 오늘(29일) 오후 2시에 속개될 상고심 판결 선고는 두 사건이 합쳐진다는 의미가 있다.

① 말 구입대금34억1,797억 원과 승마지원금 36억3,484억 원에 대한 엇갈린 판단

박근혜・최순실 재판과 이재용 재판 1심 모두 말 구입대금을 뇌물로 인정했다. 말 소유권이 이 부회장에게서 최순실 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용 재판 2심은 말 소유권이 최순실 씨에게 넘어가지 않은 것으로 판단, 승마지원금만 뇌물로 인정했다.

②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2,800만 원에 대한 엇갈린 판단

이 역시 박근혜・최순실 재판과 이재용 재판 1심 모두 뇌물로 인정했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재판 2심은 원심을 유지한 반면, 이재용 재판 2심은 뇌물로 판단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 측이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고, 따라서 부정 청탁이 인정되지 않아 제3자 뇌물수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봐서다.

결국 박근혜・최순실 재판 2심은 세 가지 뇌물 총 86억8,000만 원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반면, 이재용 재판 2심은 승마지원금 36억3,484억 원만 뇌물로 판단했다.

확정판결 불가능한 대법원, 파기 환송 대상은?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두 재판 중 한 재판은 반드시 파기 환송될 수밖에 없다. 뇌물을 제공했다는 쪽과 받았다는 쪽의 액수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말 구입 대금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중 한 가지라도 뇌물로 인정해 이재용 2심을 파기 환송할 경우, 삼성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재용 부회장이 뇌물로 건넨 자금이 삼성의 법인 자금이라서 횡령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말 구입대금이 뇌물로 인정돼 ‘재산국외도피’가 성립될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건넨 뇌물액이 50억 원을 넘기면서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이 적용된다. 재판부가 형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작량감경’을 한다 해도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해진다. 이 부회장 재구속이 불가피하다.

만약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삼성의 ‘경영 승계권 작업’까지 인정한다면, 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분식회계와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에까지 미칠 전망이다.

반면, 이재용 재판 2심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박근혜・최순실 재판이 파기 환송된다. 그럴 경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고등법원에서 감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특검 쪽은 내심 박근혜・최순실 형 확정, 이재용 파기 환송을, 검찰 쪽은 이재용 형 확정, 박근혜・최순실 파기 환송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중무역분쟁으로 세계경제질서가 재편되는 데다 한일경제전쟁까지 겹친 마당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요구하는 보수 진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가 내심 기대하는 결과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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