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가까스로 2.0%를 턱걸이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22일 이같은 내용의 지난해 경제지표 통계를 발표했다.

경제성장률 2.0%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이하였던 때는 1980년(제2차 석유파동/-1.7%), 1998년(외환위기/-5.5%), 2009년(금융위기/0.8%) 등 모두 대내외적인 경제 위기 국면이었다.

민간 전망기관은 애초 이보다 못한 1.9%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2% 성장으로 2%대를 만회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부진의 원인을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무역환경 악화와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된 영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연초만 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미중 무역분쟁이 5월 이후 더욱 격화되고,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지 못했던 탓이다.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정부 부문 기여도가 1.5%포인트였고, 민간 부문 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다.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으로 경기 하강을 막았지만 민간 경제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모습을 보인 셈이다.

반면 4분기 성장률이 선방한 것은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수출 둔화를 만회한 영향이 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총력을 다한 게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민간 부문 성장기여도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고, 민간투자 기여도가 7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며 "아직 만족할 순 없지만 민간 부문도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22일 인천 소재 기업에서 개최한 지난해 제3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 회의에서 "2% 성장은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켜냈다는 의미가 있다"며 "향후 경기 반등 발판 마련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