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고용연장" 발언에 '화들짝'...손가락 말고 달을 봐야
文 "고용연장" 발언에 '화들짝'...손가락 말고 달을 봐야
  • 강인호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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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고용연장 검토" - 야권·재계 "사실상 정년연장" 발끈
정년은 60세, 국민연금은 수급은 62세...현실과 괴리된 법적 보완 필요
'고령자고용법' 2년째 국회 계류...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 운명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고용연장'을 언급한 것을 두고 각계 의견이 분분하다.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노인 일자리 강화에 대해 논하며 "고용연장에 대해서도 이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 노인 일자리 사업은 더 확대된다"면서 "어르신들께는 복지이자, 더 늦게까지 사회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지난해 정부가 '계속고용제도'의 도입 여부를 현 정부 임기 안에 결정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주재한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계속고용제도를 제기한 바 있다.

계속고용제도란 고령층 인력 채용 확대를 목적으로 기업에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지원책을 통해 현재법상 60세인 정년을 65세까지 '계속 근무'가 가능하게끔 유도하는 방안이다.

당시 홍남기 부총리는 "학계 연구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만큼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2022년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애초 2022년에 예정했던 '계속고용제' 논의를 올해로 앞당기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사실상의 '정년연장'의 조기 추진이라며 발끈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총선용 매표 발언, 청년층 일자리 부족 사태 심화, 기업 부담 가중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우려 등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며 문 대통령발언의 진의에 의혹을 제기했다.

야권과 일부 언론, 기업계에서는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협의 없이 정년연장을 밀어붙이려 한다며, 섣부른 정년 연장은 기업들의 고용부담과 세대간 갈등, 취업시장 혼란 등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확대될 기미가 보이자 청와대와 정부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오전 "(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12월19일 발표된 2020년 경제정책방향의 연장선에 있는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재갑 노동부 장관도 같은날 오후 K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사회자의 '고용 연장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라는 것일 뿐, 법적인 연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이번 사안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늘어나는 노인·고령층을 감안하면 '고용안정'이든 '계속고용'이든 근로지원책을 마냥 뒤로 미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 자격 연령은 62세로, 노동자가 60세로 은퇴하면 2년간 국민연금을 못 받게 되는 역설이 발생한다. 거기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도 2033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비정규 임시직이나 시간제 고용 형태로 근로가 가능한 정도의 지원책이 아닌 사실상 '정년연장'에 준하는 법적 제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된 지 오래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4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개정안을, 야당인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같은 해 11월 비슷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의원이 발의한 고령자고용법 개정안은 '사업주로 하여금 고령자인 근로자를 65세까지 안정적으로 고용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정부는 사업주에게 필요한 지원을 한다'를 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두 법안 모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2년이 넘도록 국회 소위에서 계류중이다. 회기 종료를 앞둔 20대 국회임을 감안하면 '고령자고용법'은 자연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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