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이틀 동안 머문 것으로 확인된 강원 춘천시 새명동 신천지 센터가 23일 폐쇄돼 신자들의 슬리퍼만 가득 놓여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하며 이런 확산세가 전국으로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들은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신호를 잡아 전파를 조기에 진압하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는 닷새째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이 멈추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16일부터 해외여행력이나 코로나19 확진자 접촉이 없었던 환자들이 서울과 대구 등에서 발견됐고, 이후 신규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이런 속도의 전파가 가능한 것은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이 매우 경미하고, 이런 경증 상태에서도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니 환자는 본인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것이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 20일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국내 환자 28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코로나19는 증상 초기 단계부터 바이러스 배출량이 높은 데다 상기도에서 나와 기침을 통해 쉽게 전파되리라 본다"면서 "(초기에) 증상이 경미하거나 무증상이라, 코로나19 진단을 받기 전 지역사회 감염과 확산이 가능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환자가 증상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감염 사례도 주목됐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증상이 없는 환자가 있느냐', 이건 이제 과학적인 사실이 됐다"면서 "중국 우한에서 독일로 이송된 11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증상은 없는데 바이러스가 확인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한 달간 감염자를 발견하고 이 사람의 접촉자를 찾아내 격리하는 방역 전략을 취해 왔지만 이제 지역전파가 시작된 만큼 '불특정 감염'까지 고려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오 위원장은 "집회 자제, 휴교, 재택근무 등으로 사람 간 거리를 넓혀 코로나19의 확산 속도를 늦춰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환자 수 증가를 늦춰야 의료기관도 병실과 시약 등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나서야 하며, 개인 차원에서도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 당국이 현재 제시하는 감염병 예방 수칙은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 씻기 ▲기침할 때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기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 착용하기 ▲의료기관 방문 시 해외여행력 알리기 등이다. 

한편 최근 확진자들이 찾은 응급실이 폐쇄되는 사례가 잇따르며, 정부는 의심 사례가 있을 경우 응급실 대신 '선별진료소'를 먼저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기침 등 감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신 분은 병원이나 응급실로 바로 찾아가지 않도록 당부드린다"면서 "발열이 없는 가벼운 감기 증상의 분들은 가급적 집에서 쉬시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발열이 동반된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는 1339 콜센터나 보건소를 거쳐 선별진료소를 이용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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