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레버지리 효과 보다 구매력 감소가 더 커
급격한 시장 위축 방어하는 정도서 인하효과 그칠 것"
"대출규제 강화된 상태 주택수요 진작효과 크지 않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땐 부동산 경기도 침체 가속화"

한국은행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리 인하 레버지리 효과 보다 구매력 감소가 더 큰 상황에서 급격한 시장 위축 방어하는 정도서 인하효과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재건축 사업을 앞두고 있는 서울 송파구 진주아파트 전경.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하면서 0%대 '제로금리시대'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맞는 제로금리가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초 4월 9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하방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컷(1%포인트 인하)'이 나오자 한은도 '제로금리'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것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건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두 차례뿐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25%에서 0.75%로 내려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0%대 금리 영역에 도달하게 됐다.

한은이 '제로금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최근 몇년간 지속돼온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불안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부담이 적어진 금리와 이에 따라 늘어난 유동성이 생산적인 부문에 투입되기 보다는 부동산으로 돈이 쏠리면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 등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나마 줄어든 이자 부담이나 레버지리 효과 보다는 경기 위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급격한 시장 위축을 방어하는 정도에서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오히려 자산상품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도 장기적으로 구매자들의 관망 분위가 더욱 짙어지면서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 하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반적인 주택 거래량 감소와 함께 가격 급등 피로감이 크거나 대기수요가 취약한 지역 또는 과잉공급지역 위주로 가격조정과 거래시장의 하방압력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고가주택의 여신이나 세금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지역은 시장 급랭 우려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통상 기준금리를 내리면 주택수요와 대출도 늘지만 현재 15억원 이상 주택구입에 대한 대출이 금지돼있는 등 대출규제가 강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주택수요 진작효과가 이전 만큼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이른 시일 내에 종식이 된다면 금리인하로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반대로 장기화 될 경우 내수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경기침체가 깊어지게 되면 타격이 큰 자영업자들이 보유하던 주택이나 부동산을 매각에 나설 수 밖에 전반적인 가력 하락세로 진입할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 강남4구 등의 아파트값의 하락세도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함 실장은 "아파트 분양시장도 감염리스크에 따른 대면 마케팅의 어려움과 함께 분양시기 조율과 물량감소가 예상되고 대기수요가 있는 양질의 사업장 위주로 청약수요가 재편되는 등 시장 양극화가 커질 것"이라며 "특히 공급과잉과 분양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미분양 증가와 청약경쟁률 둔화 등 타격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고 돈이 더 많이 풀릴수록 생산적인 부문에 많이 쓰이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 돈이 쏠리면서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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