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제일·농협은행 등 대출연장엔 공감, 추가지원엔 ‘난색’

시중은행들이 오는 2022년 도입예정인 글보벌 자본규제인 바젤Ⅲ 도입과 관련해 리스크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br>

자금난에 처한 두산중공업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1조원을 지원하겠다고 결정한 가운데, 이를 두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은행, SC제일은행, NH농협은행 등 3곳은 두산중공업에 각각 2270억원, 1700억원, 1200억원의 대출을 해준 상태로 대출규모가 총 5170억원에 달한다. 이들 은행은 대출 만기 연장은 가능해도 추가 대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두 국책은행이 주도하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 지원도 부담이란 시각이 보편적이다.

산은과 수은은 최근 두산중공업에 1조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한도 대출 약정을 맺고, 지원금을 5대 5로 분담하는 원칙을 마련한 바 있다. 채권은행이 지원에 동참하면 해당 부분만큼 산은과 수은의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의 전체 채권액은 4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3조원이 산은, 수은, 우리은행, 농협은행, 제일은행 등 은행권 채권액이다.

국책은행의 바람과는 달리 시중은행들은 1조원 분담을 꺼리고 있다. 은행들은 대신 1조원 지원 시한인 6개월간 두산중공업의 대출 만기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은행들이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출)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한 방안에도 시중은행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에 산은과 수은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최대 2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시중은행들의 참여를 타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원 규모는 제주항공의 인수 계약금 545억원에 더해 이스타항공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을 고려해 정해졌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종이 고사 위기인 상태에서 신디케이트론 참여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3761억원에 영업손익은 348억원 적자, 순손익은 3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은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전날 부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하는 메일을 보낼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시중은행 채권단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두산중공업의 경우 자체 영업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성장성"이라며 "그게 안 되면 지원해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