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 전환 등 경주퇴역마의 제2의 마생을 위한 계획안 마련
퇴역마 승용전환 관련 재원은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으로 충당
말 이력관리 위한 관계법령 개정 추진하고 이력시스템도 구축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경주마에 대한 복지문제도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마 복지증진을 위한 ‘경주퇴역마 관리 체계 개선계획’을 마련했다.

경주마의 관리와 처분권한은 소유자인 마주에게 있지만 한국마사회가 국내 유일의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써 적극적인 역할 수행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개선책을 마련했다는게 마사회의 설명이다.

30일 마사회에 따르면 이번 개선 계획은 용도나 소재지가 불분명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주퇴역마를 대상으로 승용조련 또는 기타 용도로 전환해 '제2의 마생'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면 말 복지를 한 단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안전성이 인증된 승용마를 공급함으로써 승마시장의 인프라 확보 및 승마인구 확대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마사회는 기대하고 있다.

퇴역마 승용전환에 소요되는 비용은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기금은 경주퇴역마 복지에 대한 공동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경주마관계자(마주·조교사·기수)의 상금 일부와 한국마사회의 매칭 출연으로 조성된다. 현재 140여필의 경주퇴역마를 승용전환 할 수 있는 정도의 기금이 조성돼 있고, 점진적으로 기금을 늘려 300필 이상의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마사회는 경주퇴역마를 포함한 국내의 모든 말의 이력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말산업 육성 관계법령 개정을 통해 말 등록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농가나 승마장에서 손쉽게 말 등록을 하고 각종 변경사항도 반영할 수 있도록 말등록 이력시스템을 구축해 말의 탄생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하게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유전적인 형질과 후천적인 환경 영향으로 퇴역경주마를  승용마로 활용하기에는 별도의 순치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은 순치교육 모습. (제공=한국마사회)
유전적인 형질과 후천적인 환경 영향으로 퇴역경주마를 승용마로 활용하기에는 별도의 순치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은 순치교육 모습. (제공=한국마사회)

◇ 경주마를 승용으로 전환하려면 순치교육 필요

가장 빠른 말을 가리는 경마경주에서 성적이 좋지 않은 경주마는 결국 도태되고 만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경마에 참여하는 경주마는 대부분 ‘더러브레드’ 품종이다.

2세에 경주마로 데뷔해서 5~6세가 되면 대부분 은퇴한다. 연간 1100여필의 경주마가 은퇴를 하는데, 이 중 600필 정도가 승용마로, 200필은 번식용, 300필은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채 은퇴를 하고 있다.

경주용인 더러브레드 품종은 빠르게 달리도록 개량돼 왔으며, 태어나면서부터 경주훈련을 통해 질주본능이 극대화 된다.

승용마로 쓰이기 위해서는 안전한 기승이 담보돼야 하는데, 이 같은 유전적인 형질과 후천적인 환경 영향으로 승용마로 활용하기에는 별도의 순치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하기 위해 매년 해외 조련인력 2명을 운영해 승용조련 기술을 보급하는 한편, 승용전환 매뉴얼 개발과 경주퇴역 승용마 품평회(BRT) 개최 등의 사업도 추진한 바 있다.

승용 전환된 가장 유명한 경주마는 '차밍걸'이다. 2008년 경주마로 데뷔했지만 101전 101패의 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내며 '위대한 꼴찌"로 기억하고 있다.

차밍걸은 은퇴 후 승용마로 전환해 2014년 승마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물론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경주마에서 승용마로의 전환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마사회가 경주퇴역마 체계 개선 계획을 마련한 것도 바로 제2의 승용마 차밍걸을 배출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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