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한일 경제전쟁 1년 후 5% 이상 지분 보유 일본 주주 상장사 주가 성적 등 분석

일본 국적의 법인이나 개인이 지분율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중 상당수가 최근 1년 사이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일본 국적의 법인이나 개인이 지분율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중 상당수가 최근 1년 사이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일본 국적의 법인이나 개인이 지분율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 중 상당수가 최근 1년 사이에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 법인이 최대 주주인 상장사 9곳은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도 전년대비 4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우리나라와 일본 간 경쟁전쟁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7일 '한일 경제전쟁 1년여 후 5% 이상 지분 보유 일본 주주 상장사 주가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2000곳이 넘는 상장사 중 지난 12일 기준 일본 국적을 둔 법인과 개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보고자 기준)다. 12일 기준 주가(보통주 종가)를 일본이 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지난해 7월 1일 주가와 비교했다.

조사 결과 최근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가 있는 국내 상장사는 34곳이다. 이들의 12일 기준 총 주식평가액은 1조8233억원 수준이다. 이는 같은 날 국내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 1714조원의 0.1% 정도에 해당하는 낮은 비중이다.

이에 CXO연구소는 "5% 미만의 지분을 가진 일본 주주도 많지만 일본계 법인 등이 국내 주식 시장을 크게 요동치기 어렵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상장사에 대한 주식 지분이 가장 많은 일본 주주는 '도카이 카본'이다. 이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된 ‘티씨케이’의 지분을 44.4%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보유 주식 가치는 4514억원에 달한다.

두 번째로 주식 지분이 많은 일본 주주는 '엔티티 도코모 인크'였는데. 이곳은 KT 지분을 5.46%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 가치는 3393억원으로 평가됐다.

세 번째로는 금감원 공시 상 일본 국적 주주로 명시된 '롯데홀딩스'가 BNK금융지주 11.14%(1874억원)을 보유했다. 다만 주주 보고자인 롯데홀딩스가 보유한 지분 중에는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롯데장학재단 등 한국에 소재한 주주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CXO연구소는 밝혔다.

한국CXO연구소 제공
한국CXO연구소 제공

조사 대상인 34곳의 상장사 중 지난해 7월 1일과 이달 12일을 기준으로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26곳의 주가가 1년 사이에 하락했다. 26곳 중에서도 14곳은 20%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일본 SBI홀딩스가 최대 주주인 코스닥 업체 ‘SBI핀테크솔루션즈’다. SBI핀테크솔루션즈는 지난해 7월 1일 1주당 주가가 1만7600원이었으나, 12일에는 8150억원으로 53.7% 떨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지분 72.41%를 보유한 SBI홀딩스의 지분 가치도 3142억원에서 1455억원으로 1년 새 1600억원 이상 낮아졌다.

이외에 ▲새론오토모티브(주주명 닛신보) -35.7% ▲에스텍(포스타전기) -31.8% ▲기신정기(후바다전자공업) -29.7% ▲삼아알미늄(도요알미늄) -21.5% 수준으로 1년여 만에 주가가 20% 넘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 중 우신시스템(마루베니)도 -42.2%로 40% 넘게 주가가 주저앉았다. 이외에 ▲코리아에스이(SE) -39.6% ▲평화홀딩스(엔오케이) -35.7% ▲미창석유(제이엑스홀딩스) -26.7% 등도 주가가 1년여 전보다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34곳 중 8곳은 주가가 상승했다. 일본 후지필름코퍼레이션이 지분 14.2%를 보유한 코스닥 업체 디알젬 주가는 7990원에서 1만7850원으로 123.4% 뛰었다. 이에 따라 후지필름의 주식 가치도 128억원에서 288억원으로 증가했다. 디알젬은 병원 등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X-Ray) 영상 진단장치 등을 판매하는 회사다.

국내 상장사 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일본 주주가 있는 상장사는 34곳인데 이중 9곳은 일본 법인이 최대주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계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국내 상장사인 셈이다.

9곳 중 6곳의 주가는 1년 새 떨어졌다. 주가만 떨어진 것이 아니다. 9개 상장사의 2018년 대비 2019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1년 사이 1조 1002억 원에서 1조 351억 원으로 5.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매출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일본 법인이 최대주주인 9곳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2018년 949억 원에서 작년 701억 원으로 26.2% 감소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일본계 지분의 영향력이 낮아 큰 타격을 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일본 기업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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