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볼턴은 허접한 매파" ↔ 통합 "한반도 운전자가 조수석에 못 앉아"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2일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의 회고록에 관련한 미래통합당의 비판에 대해 "한반도 평화마저 정략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삼는 말들에 더욱 참담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22일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의 회고록에 관련한 미래통합당의 비판에 대해 "한반도 평화마저 정략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삼는 말들에 더욱 참담하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을 놓고 대치중인 여야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쓴 회고록 내용을 두고 또다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이 쓴 회고록에는 한국과 북한을 포함해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여한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고록에서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사진 찍기용'이라고 평가절하 하는 가 하면, 영변 핵시설 해체 등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로드맵을 '조현병같은 생각'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한 내용도 담겼다.

회고록 파문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회고록이 왜곡됐으며 남북정상회담 등의 뒷이야기를 노출한 것은 직무상 비밀 공개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재임시절 판문점 남북미정상회담 등에 관여했던 윤건영 의원은 22일 자신의 SNS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은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어 통합당이 문 대통령의 직접 해명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한반도 평화마저 정략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삼는 말들에 더욱 참담하다"며 "통합당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믿지 못하고, 자신의 책 판매에 혈안이 된 볼턴의 말은 믿느냐"고 덧붙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직무상의 비밀을 공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직무상 얻은 비밀을 공개하는 게 직업 윤리상 맞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협 의원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키기 위한 볼턴 전 보좌관의 솔직한 고백, 이것이 바로 미국 네오콘(신보수)의 진심"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박진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은 2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무리하고 즉흥적이며 자가 발전적인 외교가 결국 한미 간 신뢰를 깨뜨리고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비핵화를 더욱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박진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은 2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무리하고 즉흥적이며 자가 발전적인 외교가 결국 한미 간 신뢰를 깨뜨리고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비핵화를 더욱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통합당은 불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가 강조했던 '한반도 운전자론'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최근 남북경색 원인이 부실 외교 탓이라고 몰아세웠다. 

황규환 부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이 모든 것이 각본에 의한 굴욕적 드라마였음이 드러났다"며 "북미 양측 모두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그것을 알고서도 우리 정부가 '운전자', '조정자'라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 매달렸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진 외교안보특위 위원장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무리하고 즉흥적이며 자가 발전적인 외교가 결국 한미 간 신뢰를 깨뜨리고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비핵화를 더욱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판문점 남북미회담을 '가짜 어음'으로 비유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윤 의원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사실과 전혀 다른 가짜 어음을 유통한 책임자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김정은을 옹호한 이유가 무엇인지 꼭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은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 간의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미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회고록과 관련해  한반도 관련 내용을 포함해 400곳 이상의 수정과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가기밀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기한 소송은 기각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SNS에서 "볼턴의 멍청하기 짝이 없는 모든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며 볼턴 전 보좌관과 회고록을 내용을 비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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