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에 영업익 감소에도 투자액은 증가
기존 설비 투자 취소 어렵고 R&D 비용 상승 영향
배터리·반도체 등 사업고도화에 기술격차 확대 목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투자액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투자액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나 투자액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1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집단 내에 반기보고서를 제출하는 374개 업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 기업의 총 매출은 651조8838억원, 영업이익은 30조3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25.3% 감소한 것이다.

특히 64개 대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38개 그룹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악화했다.

이 가운데 GS그룹과 현대중공업, 에쓰오일(S-Oil), OCI, 애경, 한라, 이랜드 7개 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금호아시아나와 호반건설 등 2개 그룹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이에 비해 상반기 투자액(유형·무형자산 취득 금액 기준)은 43조29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8% 증가했다.

삼성그룹이 가장 많은 15조2566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대기업 전체 투자액의 35%에 달하는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투자액(9조2586억원)보다 64.8%(5조9980억원)가 늘었다.

64개 대기업 집단 가운데 투자액이 10조원을 넘는 그룹은 삼성이 유일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상반기 4조179억원을 투자했고, KT가 1조9990억원, 포스코그룹 1조6890억원, GS그룹이 1조226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투자액이 각각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CEO스코어 조사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14조2378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어 SK하이닉스(4조915억원), KT(1조8736억원), 현대차(1조8543억원), LG유플러스(1조3937억원), 포스코(1조3916억원), SK텔레콤(1조3150억원), LG화학(1조2007억원) 등이 1조원 이상 투자했다.

영업이익은 삼성그룹이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9조6177억원으로 전체 그룹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2위인 SK그룹(4조2839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이어 현대차그룹(3조537억원), LG그룹(1조7233억원), 포스코그룹(1조84억원) 등 5개 집단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4조원 가까이 늘렸다.

지난 4월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R&D 비용을 공시한 208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R&D 투자액은 총 53조4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의 49조5924억원보다 3조8606억원(7.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은 1723조4126억원에서 1709조7447억원으로 0.8% 줄었다. 영업이익은 146조2000억원에서 86조6689억원으로 40.7% 급감했다.

이렇듯 국내 대기업들이 연구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정돼 있던 설비 투자 계획을 취소하기는 어려워 ‘고정비’ 지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통신3사는 5G(5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설비 투자 비용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이외에 국내 대표 제조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규 공장 건립과 추가 라인 확충 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와 기술 격차를 더욱 늘리기 위해 설비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R&D 비용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다는 점도 있다. 2차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사업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기술 격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R&D에 더욱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대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투자 없이는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어 생존을 위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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