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논의 여전이 불씨 남아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야권통합에 대해 정면으로 맞붙은 것이다. 안철수 대표가 새청치연합에 입당하며 함께 당을 이끌어왔던 둘 사이에 금이가기 시작한 것이다.
김 선대위원장은 7일 오전 마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여당이 180석 이상 확보한다면 캐스팅보드니 뭐니 하는 것이 다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 텐데 그때 교섭단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통합불가를 주장하는 안 대표를 향한 돌직구 발언을 날렸다.
이는 국민의당이 안 대표 주도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을 거부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개헌선 확보 저지를 위해 야권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주장하며 반기를 든 것이다.
하지만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곧바로 반격을 날리며 김 선대위원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무조건 통합을 하는 것은 지금까지 익숙하게 해왔던 실패의 길이라는 것이다. 안 대표는 “저희 목표는 기존의 거대 양당 구조를 깨는 일”이라면서 국민들이 새누리당에 개헌선이 확보되는 그런 결과를 국민께서 주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도 안 대표를 거들며 "말을 바꾸지 말아야 한다. 말로만 하는 정치는 안 된다. 우리가 만장일치로 국민의당 지켜내는 것에 동참하여 다행이다. 우리가 국민한테 약속한 말 지켜야 한다. 이것을 절대 바꾸면 안 된다"고 말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안 대표는 이미 전날인 6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권 통합 수용 불가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히며 야권통합 불가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안 대표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힘있는 이야기 였다.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회의 시작 전 미리 작심한 듯 야권통합을 들고 나왔고, 이에 지난 4일 의총과 최고위원회를 통해 세운 통합불가 원칙이 다시 흔들리려 하자 안철수대표가 김 선대위원장의 발언을 그 자리에서 바로 반박하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했던 야권통합불가 원칙이 또다시 잡음이 생기며 당 내부의 분열을 가지고 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날 선대위회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야권통합을 찬성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총선 전까지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