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스스로 빛내는 발광체로 착각 말고 야권연대 응해야”

한완상 전 부총리(80)가 8일 “야권연대를 하지 않는 건 개인의 인생일대 실수를 넘어 역사의 후퇴를 부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재야원로들과 함께 야권연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한완상 전 부총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전 부총리 등은 ‘다시민주주의포럼’이라는 재야 원로 인사들의 모임을 통해 4·13 총선 야권연대를 할 것을 야권에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재야원로인 한완상 전 부총리는 8일 야권연대를 거부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 대해 "제가 안철수 대표한테 3년 전에 '당신은 빛을 스스로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체다. 국민의 여망을 반사하는 동안은 빛날 것이다. 그러니까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 반사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부총리는 이어 “지금 만약 여당 하나에 다수 야당 이런 구도로 가면 필패”라면서 “다시 민주주의를 소진시키는 게 아니고 소멸시켜버릴 세력이 집권할 것이다. 우리 앞날이 캄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개헌 저지선 정도만이 아니고 국회선진화법은 날아가는 거고. 그럼 의회독재가 되는 것이고 개헌선 확보하면 사실 그들은 일본의 자민당식 영구집권을 늘 부러워 했다. 자민당식 영구집권으로 갈 그런 개연성을 굉장히 우리 민주화를 위해서 몸으로 싸웠던 사람들은 느끼죠. 가슴으로 느끼죠, 머리로 느끼는 게 아니고"라며 일본자민당식 일당독재를 우려했다.

한편 한 전 부총리는 야권연대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1987년 대선 당시 야권 후보단일화 실패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자서전에서 밝혔지만 자신의 일생 가운데 가장 부끄러웠던 것이 1987년 후보 단일화를 하지 못한 것으로 가슴이 아프다라고 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때 그 분은 ‘네 사람이 나오면 반드시 자기가 이긴다’는 ‘4자 필승론’을 얘기했다가 나중엔 그 판단이 잘못됐고 깊은 후회를 했다고 말씀하셨다”며 “지금 안철수씨는 전혀 그런 것을 참고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일생일대 개인의 실수가 아니고 역사의 후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안 대표가 양당 구도 타파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지금 양당 구도가 있기 때문에 역사가 지난 3년간 후퇴한 게 아니다. 양당 구도 깨는 것이 국민이 갈망하는 거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는 양당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영구집권을 꾀하는 집권당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러니까 타깃을 잘못 본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한 전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제1야당이 창조적 선명 야당의 역할을 못하고 정말 애매모호한 여당인지 야당인지 모르는 그런 입장을 취했었다”면서 “그런데 지금 국민의당은 야당으로 있을 때 뛰어나오지 않고, 정말 창조적 선명 야당의 역할을 하고 싶어하지 않고 더 여당다운, 더 집권당다운 그런 입장을 내세웠다. 판단 자체가 참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그는 향후 야권연대와 관련해선 "김종인 씨가 말하는 그 방향은 옳은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 우리 나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이 그게 현실적으로 되면 좋은데 안 되는 경우에는 정책 협의를 한다든지, 혹은 수도권에 있어서 한 1%, 3%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그런 쪽에서는 후보 자신들이 아주 갈망할 거다, 후보 단일화를"이라며 최소한 수도권 연대라고 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다시민주주의포럼의 한완상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