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에너지 솔루션 기업 도약 잰걸음
출범 1년 그린수소·태양광 사업 집중
태광후지킨·시마론 등 M&A 본격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한화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사장)가 출범 1주년을 맞은 한화솔루션을 이끌고 수소 부문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출범 1주년을 맞은 한화솔루션이 3대 주력사업 부문인 수소 관련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의 3대 주력 사업은 케미칼, 큐셀(태양광), 첨단소재다. 다만 지금까지 첨단소재부문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사장이 집중 추진하고 있는 수소 관련 사업전략이 첨단소재 부문을 더욱 성장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초 한화케미칼이 자회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한화글로벌에셋'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신설 법인)'으로 분할한 뒤 신설 법인을 흡수 합병해 출범됐다. 이후 한화솔루션의 첨단소재 부문은 코로나19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전자소재 부문 실적 개선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첨단소재 부문 매출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수소 저장용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에 일본 후지킨 자회사 ‘태광후지킨’에서 수소 탱크 사업을 인수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고압 탱크 업체 시마론 지분 10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태광후지킨 수소 탱크 사업 인수에는 300억원, 시마론 인수에는 수백억원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소는 생산 못지않게 저장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수소의 저장과 운반이 어려운 만큼 수소 관련 사업의 핵심을 수소 저장 기술로 보고 있다. 기체 상태 수소는 부피가 커서 단위 부피당 밀도가 작다. 대량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수소에 압력을 가해 부피를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압력에 강하고 안전성이 높은 저장 용기가 필요하다.

한화솔루션이 인수하는 시마론의 넵튠 타입4 탱크
한화솔루션이 인수하는 시마론의 넵튠 타입4 탱크

이에 한화솔루션은 수소 저장용기 고도화를 위해 연이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에 따르면 최근 인수한 고압 탱크업체 시마론은 2000리터에 달하는 초대용량 형태의 복합 소재 탱크 기술을 갖췄다.

40피트(약 12m) 수소 운송용 튜브 트레일러에 넵튠 탱크를 적재하면 수소 1200kg을 한 번에 운반할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철강 재질의 타입1 탱크보다 운송량이 약 4배 많아 수소 운송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시마론의 고압 탱크는 우주·항공용 탱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차별화한 소재·구조 기술을 적용해 가스를 남김없이 100% 사용할 수 있다.

고압가스 탱크의 남은 가스 용량이 전체 탱크 용량 대비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탱크 수축에 따른 파괴 현상이 발생하는데, 시마론은 이런 기술 문제를 해결해 안전성·효율성을 높였다고 한화솔루션은 소개했다.

한화솔루션은 국내에서는 태광후지킨을 통해 수소 기반 무인 비행체(드론), 승용차, 상용차 등에 적용되는 탱크를 생산하고 해외에서는 시마론을 통해 대형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나 충전소용 탱크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연이은 수소 관련 사업 투자에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수소 전략에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관 사장은 시마론 인수에도 큰 관심을 기울이며 계약 성사까지 인수 과정을 세세히 들여다 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도 그린수소와 태양광 사업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1조2000억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3141만4000주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2조8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그린 수소 분야에서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의 저장·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 사업 확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한다.

김동관 사장도 유상증자와 투자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속 가능성 제고를 위한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10년 이상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나아가 액화 수소 저장 용기 사업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수소를 액화 상태로 저장하면 고체 일 경우보다 부피가 줄어 대량 운송이 더욱 쉽기 때문이다.

또 한화솔루션은 수소 저장 및 운반에만 그치지 않고 친환경차 충전에도 활용하는 이른바 '그린 수소 밸류체인' 구축도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계열사들과 협업해 수소 사업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충남 대산에 세계 최초의 부생 수소발전소를 건설한 한화에너지, 한국가스공사에 수소 충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파워시스템 등과 함께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 체인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수소차를 비롯해 수소선박 등 이동·운반에도 수소가 활용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수소충전소 확대 전략을 펴면서 수소 기술 활용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화솔루션이 수소를 비롯해 태양광 등 에너지 부문 투자를 늘리면서 김동관 사장의 경영 보폭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부문 플랫폼의 구축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나서기 위해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화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밀고 있는 만큼 에너지 부문과 시너지가 난다면 김동관 사장의 영향력 역시 확대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김동관 대표가 여러 사업의 M&A를 적극 주도하고 있다”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과정인만큼 그 성과에 따른 평가도 함께 시험대 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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