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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픽] 현대차 '애플카 협력' 최선일까
[이슈픽] 현대차 '애플카 협력' 최선일까
  • 신용수 기자 (press@straightnews.co.kr)
  • 승인 2021.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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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애플, 전기차 협력 초기논의 개시
WSJ "빅딜될 수 있지만 고통 따를 것"
"오히려 경쟁자 키워줄 가능성 있어"
현대자동차가 애플의 전기차 ‘애플카’를 만들기 위해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애플의 전기차 ‘애플카’를 만들기 위해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애플의 전기차 ‘애플카’를 만들기 위해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현대차와 애플의 전기차 협력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현대차 입장에서 애플카 제조 협력이 마냥 좋은 영향만 끼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의 전기차 생산과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현대차그룹에 협력을 제안했다. 양 사는 현대차 또는 기아차의 미국 공장 가운데 한 곳에서 배터리 개발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2014년부터 ‘타이탄’이라는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이어 2017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공용도로 주행을 허가받았다. 또 2024년에는 자율주행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전기차·자율주행차 출시를 위해 양사가 협력 가능성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돼 “애플과 협의를 진행 중이나 아직 초기 단계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논의를 인정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와 애플이 손을 잡게 되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이 더욱 커진다. 현대차가 내연기관 제조에서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에 애플의 자동차용 전장(전기장비)과 배터리 등이 합쳐지면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대체 에너지를 활용한 차량을 선보일 만큼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가 출시 예정이다. 제네시스 G80의 전기차 버전, 기아차 CV 등 후속 모델들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도 애플카에 독자적인 배터리 기술을 탑재할 가능성이 크지만 배터리 자체 생산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생산 시설 등의 막대한 비용이 든다. 여기서 현대차와 협력한다면 애플카의 출시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2.5%에서 2025년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할 정도로 전기차 시장은 각광받고 있다.

주식시장도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 타진 소식에 호응했다. 지난 8일부터 치솟은 현대차 주가는 26만원대까지 올라갔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목표주가를 30만원대로 줄줄이 상향 조정할 정도다.

현대자동차가 13일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 아이오닉 파이브)'의 외부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가 13일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번째 모델인 '아이오닉 5(IONIQ 5, 아이오닉 파이브)'의 외부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애플의 협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애플카의 제조가 자동차 업체에서는 이득보다는 실이 커, 마진이 적고 경쟁 전기차 브랜드만 키워줄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애플카 출시가 빅딜이 될 수 있지만, 이를 계약생산하는 제조업체에는 고통이 따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현대차가 대만의 폭스콘이 아이폰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한 생산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면서도 "애플카 제조와 관련된 여러 장점을 종합하더라도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현대차 입장에서 애플의 제조개발생산(ODM)으로 애플카를 생산하게 될 경우 현대차가 얻을 이득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WSJ는 현대차가 애플과 협력할 경우 막대한 전기차 개발비용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이 드는 만큼 차량 1대당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자동차 업계는 그간 한 번 개발한 플랫폼을 자사의 여러 차종에 적용해 비용을 줄여왔다. 반면 전기차는 아직 시장 규모가 적고 차종도 많지 않아 내연기관차량과 비슷한 방식을 택하기 어렵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른 업체와 전기차 플랫폼을 협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애플이 현대차의 새로운 경쟁 전기차 브랜드로 탄생할 수 있고, 애플과 협력에서 마진 단가가 그리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자동차 주행 데이터의 공유 문제도 있다.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데 이를 양사가 공유하게 된다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비교적 떨어지는 현대차 입장에서 불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이와 관련돼 WSJ은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ODM을 추구하는 전략은 애플과 같은 막강한 브랜드와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달려가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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