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과의 잦은 동행.. 롯데 유통군 보직 가능성
그룹 내 한일 ‘신유열TF’ 주목.. 경영 보폭 확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37) 롯데케미칼 상무가 최근 공개적인 행보를 넓히고 있다. 부친과 동행 출장에 나서면서 언론에도 얼굴을 비치고 있다. 이러한 행보에 신 상무의 롯데그룹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상무가 최근 언론에 얼굴을 비친 행사는 지난 9월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백화점, 마트, 호텔, 건설, 물산 등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이 총집결된 대형 프로젝트다. 롯데가 베트남을 중요 해외거점으로 삼고 있는 만큼, 신 상무가 부친과 함께 행사의 커팅식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 회장은 행사 후 신 상무가 동행한 의미에 대해 "아들이 여러가지로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유통 사업에서도 활동시킬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신 상무가 유통군 보직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그는 롯데의 양대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 가운데 화학 부분인 롯데케미칼에서 임원직을 맡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의 근간이 유통 부문이라는 점에서 관련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의견이 그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신 회장도 이러한 인식을 염두에 둔 것인지 유통 부문과 관련된 행사에 참여할 때도 신 상무와 동행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신 상무는 지난 7월 하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을 앞두고 롯데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 사업장을 직접 찾았다. 지난 3월엔 한국을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총괄회장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만나기도 했다. 근자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0일 영국 국빈 방문에 신 회장과 신 상무가 동행해 유럽 현지 유통채널을 돌아본 것으로 전해진다.   

1986년생인 신 상무는 일본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했다. 2020년 일본 내 제과사업을 하는 ㈜롯데에 입사한 지 3년 만에 임원직에 오르면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롯데파이낸셜의 최대 주주인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에 신 회장과 공동대표에 올랐다. 최근에는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맡으며 재무와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도 신 상무의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롯데그룹은 ‘미래성장 TF’를 신규 구성했다. 수석급 팀장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관련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업무를 맡았다. 일본 롯데홀딩스에도 이러한 TF가 마련돼 한일롯데의 TF는 수시로 소통하며 사업 시너지 창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이 TF는 그룹 안팎에서 ‘신유열TF’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한일롯데 미래성장 TF가 영향력을 키우면서, 신 상무의 승계 작업 준비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신 상무가 내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내달 초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번 인사에서 3세인 신유열 상무의 경영 행보 보폭이 얼마나 넓어질지, 나아가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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