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68억달러 플러스…2년 만에 최대 규모
승용차↑·반도체 회복세…한은 “연간 300억달러 흑자 전망 부합”

지난 10월 기준 월별 경상수지 현황. 한국은행 제공.
지난 10월 기준 월별 경상수지 현황. 한국은행 제공.

지난 10월 수출이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진정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경제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로 이른바 ‘불황형 흑자’로 불리던 오명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68억달러(약8조9624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연속 흑자인 가운데 월별 흑자 폭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10월 흑자 폭은 지난 2021년 10월(79억달러) 이후 최대다.

다만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33억7000만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273억8000만달러)의 85%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전망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00억달러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현재로선 상품 수출 개선세 등 영향으로 전망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연말로 가면 에너지 수입 수요가 늘어나고 여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0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나눠보면, 상품수지(53억5000만달러)가 4월 이후 7개월 연속 흑자였다.

특히 수출(570억달러)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6% 늘었다. 14개월 만의 증가 전환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었다.

통관기준으로, 승용차(+21.0%), 석유제품(+17.7%)의 증가 폭이 컸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일본 시장의 텃밭이었던 동남아시장에서의 약진이 숫자로 확인되는 상황이다.

경기 침체에 따라 수요 부족으로 고심이 컸던 반도체(-4.8%), 화공품(-5.0%) 등도 감소 폭이 둔화해 우려가 약화되는 상황이다.

지역별로 미국(+17.3%), 동남아(+12.7%), 일본(+10.3%)으로의 수출이 증가했고, 중국(-9.6%), EU(-10.7%) 수출은 위축됐다.

이 부장은 "11월 통관 수출 실적을 보면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중국에 대한 수출도 지난해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며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반도체·IT 등 품목 수출도 개선되면서, 수출 개선세는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4일 한국은행은 ‘중국 성장구조 전환과정과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의 중간재 자립도가 높아지고 기술경쟁력 제고로 경합도가 상승했다”며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중국 특수를 누리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다만 "대중 수출이 갑자기 절벽처럼 꺾인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조적 측면에서 그런 제약 요인이 있다는 것"이라고 브리핑을 통해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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