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11.5%) ‘넘사벽’…국민은행이 70.41% 책임져
주주환원 강화…자사주 매입·소각 3200억원+배당금 3060원(+4% YoY)

7일 KB금융지주 실적을 설명중인 김재관 CFO. 설명회 동영상 캡처. 
7일 KB금융지주 실적을 설명중인 김재관 CFO. 설명회 동영상 캡처. 

KB금융그룹이 리스크관리를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충당금을 적립하고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부동산PF, 해외부동산 투자 연계 충당금에 상생금융 실현 및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까지 모두 인식한 결과라 눈길을 끈다.

7일 KB금융그룹은 실적공시를 통해 2023년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11.5%, YoY) 시현을 발표,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이익 감소의 우려를 말끔히 잠재웠다.

4분기 당기순이익만 놓고 보면 2615억원으로 전분기(1조3737억원) 대비 감소폭이 컸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 이유로는, 그룹 희망퇴직금을 조기 반영하고 은행 민생금융지원금 3720억원 중 3330억원을 선제적으로 인식한 결과다. 여기에 부동산 PF와 해외부동산 투자 등에 대한 실사를 통해 모든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 실적이 크게 줄었다. 이러한 특수 요인이 아니었다면 경상 순이익은 약 1.3조원에 달한다는 것이 KB금융 설명이다.

그룹 CRO 최철수 부사장은 공시 후 이어진 그룹 실적설명회에서 부동산PF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해 전체 규모가 13.5조원, 이중 은행이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유자산 중 부실률은 0.8%에 불과하지만 자산건전성 분류를 다시하고 평가를 보수적으로 해 충당금을 쌓았다는 설명이다.

최 부사장은 “현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충당금을 쌓았다”며, “금년부터는 예상치 못한 급격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적립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부동산 투자 부분도 5조원 규모인데 은행 (투자)규모가 크다”며, “은행은 주로 선순위 대출 중심 투자이고, 포트폴리오가 나쁘지 않아 LTV문제가 없고, 오피스와 멀티패밀리 등 준주거용 부동산의 투자 부실율은 0.2%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지속 오르고 있는 CET1(보통주자본비율). 주주환원의 기준을 계속 상회해 늘려가고 있다. KB금융 제공.
지속 오르고 있는 CET1(보통주자본비율). 주주환원의 기준을 계속 상회해 늘려가고 있다. KB금융 제공.

KB금융은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에도 계속 부응하는 모습이다.

배당금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4분기 주당 배당금을 1530원으로 정해, 3분기까지 분기배당 누적 1530원을 더해 총 3060원으로 전년 배당액(2950원)보다 4% 증액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를 3200억원으로 정했다.

다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자사주 소각 회계처리를 2023년으로 할지, 2024년으로 할지 묻는 질문에 끝내 답하지 않았다. 회계처리 여부에 따라 2023년 총주주환원율은 37.5%에 머물 수도 있고 38.6%가 될 수도 있다.

한편 홍콩ELS에 대한 KB의 시각과 대응전략을 묻는 질문에 은행 CFO 이종민 부행장이 “ELS와 관련해서는 현재 대응 중인 사항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짤막한 답변을 내놓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재관 CFO가 “올해 주주환원은 홍콩ELS 관련 부분을 충분히 감안해 정했다”며, “한차원 높은 주주환원을 위해 정부가 시행중인 저PBR주 대상 '밸류업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다소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올해의 분기 배당 정책에도 이사회와 협의해 실시하겠다는 대답으로 갈음했다.

국내 1위 금융지주인 KB금융이지만 뛰어난 이익 창출력에도 홍콩ELS, 금리 하락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하락 가능성, 차주들의 부실률 증가, 높아지는 주주환원률 기대 등에 함부로 입을 열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날 실적설명회에 참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저 PBR주에 대해 주가 제고 방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총주주환원률을 높여야 하는데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고, 선제적으로 공언했다가 이를 지키지 못할 시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조심스런 분위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계열사별 이익을 살펴보면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3조2615억원(+8.9%, YoY)으로 그룹 전체 이익의 70.41%를 담당한 가운데, KB손해보험 7529억원(+35.1%, YoY), KB증권 3896억원(+107.5%, YoY), KB라이프 2562억원(+88.7%, YoY) 등 이익을 시현해 은행 혼자 90%가 넘는 타 금융그룹 대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증명했다.

다만 KB캐피탈(1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를 보였고, KB국민카드(3511억원)로 어려운 카드업계 현실에서 선방했지만 지난해 대비 -7.3%를 기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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