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아파트 분양된 18개 자치구 조사…용산구 4455만원
자치구 15곳 3000만원 이상… 은평·도봉·구로 2000만원대

지난해 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아파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분양이 없어 평당 분양가 1위를 용산구가 차지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용산구 아파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분양이 없어 평당 분양가 1위를 용산구가 차지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민간 아파트 분양이 이뤄진 서울 18개 구 가운데 평당 분양가 1위는 용산구(4455만원)로 나타났다. 도봉구, 구로구, 은평구 등 3곳을 제외한 15곳의 평균 분양가는 1평(3.3㎡)당 3000만원을 넘어섰고, 용산구 포함 5개 구가 평당 4000만원을 웃돌았다.

18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부동산R114 자료를 토대로 민간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분양 민간 아파트의 1평(3.3㎡)당 평균 분양가는 3508만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구, 종로구, 강남구, 서초구, 노원구, 중랑구, 금천구 등 7곳은 지난해 분양이 없어 집계에서 제외됐다.

용산구의 평균 분양가는 4455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마포구(4436만원), 양천구(4319만원), 광진구(4185만원), 동작구(4018만원) 등이 4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성동구(3976만원), 강서구(3632만원), 송파구(3598만원) 등도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성북구(3507만원), 서대문구(3502만원), 영등포구(3391만원), 동대문구(3363만원), 강동구(3260만원), 관악구(3143만원), 강북구(3078만원) 등도 3000만원을 넘어섰다.

다만 은평구(2628만원), 도봉구(2685만원), 구로구(2941만원) 등 3개 구의 분양가만 2000만원대였다.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높은 강남구, 서초구 등에서 분양이 있었다면 지난해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더 높았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753만원에 이른다. 3.3㎡당 분양가가 1억원을 넘어 화제가 된 서울 광진구의 '포제스 한강'과 역대 분양 승인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의 분양가가 반영된 결과다다.

최근 몇 년간 분양가 상승세는 가파르다.

2020년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646만원으로 2023년보다 860여만원 낮았다.

당시 25개 구 중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는 곳은 강남구(4801만원). 서초구(4543만원) 등 단 2곳이었다. 3천만원을 넘는 곳도 동작구(3417만원), 광진구(3050만원) 뿐이었다.

2021년 평균 분양가도 2799만원으로 전년 대비 5.7% 상승하는 수준이었으나, 2022년 3476만원으로 전년 대비 24.1% 급등했다.

강남권 분양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도 분양가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타 지역도 상승 기조는 마찬가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에 따라 공사비도 올랐지만 부동산 활황기를 거치면서 땅값이 워낙 뛴 데다 최근 몇 년 새 공시지가까지 현실화돼 분양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땅값을 고려하면 분양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밝힌 지난 1월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은 4조9000억원 늘었다. 1월 기준으로 2021년(+5조원)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 큰 증가 폭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밝힌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해 12월(3.84%)보다 0.18%p 내린 3.66%로 집계돼 2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잔액 기준으로도 코픽스는 3.87%에서 0.03%로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은행 8곳의 자금조달 가중평균금리로, 차주들이 주택담보대출시 대부분 이용하는 변동금리에 영향을 주는 지표다. 코픽스가 내려갔다는 뜻은 조달에 더 작은 비용이 들어 대출 금리를 내릴 여력이 생겼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해 주요 은행들은 16일부터 인하된 대출상품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고금리와 자재비, 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부담으로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 부족에 따라 향후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하반기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하향을 선 반영해 시중금리가 햐향안정화를 보일 경우 현재 거래가 부진한 아파트 시장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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