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좀처럼 개선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가시화될 경우 경기 전반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  KDI의 최근 국내 경기 진단이다. 수출이 잘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으나 국내외 불확실성이 점증되고 있다며 밝힌 얘기다.

8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이 같이 총평하고 생산 및 건설 관련 지표가 일시적인 요인에 따라 비교적 크게 반등했지만, 개선 추세는 제한적인 것으로 진단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KDI는 1월 전산업 생산지수가 전달 마이너스(-0.7%)에서 4.5% 증가로 전환했지만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 영향을 제외하면 경기 회복세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소비는 설 이동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1.4% 수준의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역시 완만한 개선세는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민간소비와 관련이 깊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전달과 비슷한 1.3%, -1.1%의 증감률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평균 증감률(0.7%, -1.9%)을 모두 웃돌았다.

1월 중 여행수지 적자가 전달(17억1천만 달러)보다 확대된 21억6천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순해외 소비 증가세도 지속적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증가 영향으로 22.5% 늘었는데 전달(2.5%)보다 증가 폭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중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특수산업용 기계 수주액이 1월 중 62.5%의 양호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기계류 투자의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1월 중 15.6% 늘어나면서 보합수준이던 전달(-0.1%)과 비교해 가판른 증가세를 보였다.

KDI는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주택 인허가 실적이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주택 부문의 둔화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2월 중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증가 폭이 전달(22.3%)보다 축소(4.0%)됐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18.8% 늘어나며 증가 폭이 전달(8.2%)보다 확대됐다.

1월 중 취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만4천 명 증가하면서 전달(25만7천 명)보다 증가 폭이 컸다.

제조업과 상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늘면서 고용여건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KDI는 분석했다.

2월 소비자 물가는 한파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함에 따라 전달(1.0%)보다 높은 1.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는 해외단체여행비 등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중심으로 올라 상승 폭이 전달(1.4%)보다 커진 1.7%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달(0.1%)보다 높은 0.2% 상승률을 기록했고 아파트 전셋값은 0.2% 내려 전달(-0.1%)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고용 및 물가 지표 상승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며 전달보다 14.9원 오른 1.082.8원을 나타났대.

한편 KDI는 세계 경제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우려로 불확실성이 높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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