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채용비리 논란의 불똥이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리는 금융감독원 최흥식원장에게 튀겼다.

금감원은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금감원장을 비롯해 하나은행의 채용 비리 의혹을 재차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흥식 금감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이던 시절 대학동기의 아들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서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논란이 일자 최흥식 금감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에게 내부 메일을 발송하고 “독립된 특별검사단을 구성할 것이며,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대해 재차 철저한 사실 규명에 들어갈 것”이라고 소명했다.

최 원장은 “채용과정에 관여한 바가 없으며, 특별검사단이 구성돼 추가적인 혐의점이 발견되면, 책임질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안정을 수호하는 파수꾼 역할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금감원은 역시 지난달 말 은행권 채용비리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5개 은행 22건의 사례과 최 원장의 사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현재 검찰이 조사 중인 5개 은행 22건 사례에선 확실한 채용압력이 있었거나 불법적인 절차가 있었지만 최 원장의 사례는 이와는 다른 것이라는 소리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트를 전달한 것에 더해 실제 (점수)조작행위가 있어야만 업무방해죄로 연결될 수 있다”며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의뢰한 사건들은 모두 이런 조작행위와 압력이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신뢰다. 은행권 채용비리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사와 검찰 압수수색이 있던 당시 해당 은행 역시 “공정한 채용 절차에 따라 채용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들의 행태는 일부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부분이며, 의혹일 뿐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채용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해버렸다”라며 “최 원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고향 같은 곳을 위해서라도 사퇴를 해야하고 나아가 그것이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일갈했다.

한편 지난해 말 은행권에서 채용비리가 불거진 이후 부산·국민은행 등의 인사관련 담당자들이 채용비리혐의로 구속됐다. 하나은행을 포함한 5개 은행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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