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위해 日 건설적 역할 당부"

일본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이 남북 정상회담을 보름여 앞두고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났다. 일본 외무상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이후 처음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타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타로 일본 외무상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청와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문 대통령은 고노 외무상을 접견하고 최근 한반도 정세와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과 또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한·중·일 3국 회담도 앞두고 있는 시기여서 한·일 양국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서 한·일 관계가 지금까지의 관계보다 한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되기를 희망하고, 또 그렇게 되기 위해 두 나라 간에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노 외무상은 "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을 향한 지금까지의 한국 정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일한, 일한미 3국의 공조를 앞으로 증진시키고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 한·일 두 나라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의 우리 정부 노력을 평가한 뒤 "일본도 두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대한다"며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접견에 앞서 고노 외무상은 강경화 장관을 만나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1시간가량 회담을 이어가며 남북 정상회담 준비상황과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상호 입장을 공유했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향후 수개월은 동북아 지역 평화와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북한 비핵화 달성에 중요한 전기가 될 남북·북미 정상회담 추진 중인 가운데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또한 "(한일 양국 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움은 어려움대로 시간을 갖고 해결책을 모색하자"며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부분과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과거사 부분은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남북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추진하는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동북아 평화와 안정, 번영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한일 양국 간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고노 외무상의 이번 방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 문제에다가 북·일 간 주요 이슈까지 폭넓게 다뤄줄 것을 요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한단에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국장뿐만 아니라 북한과 납치문제를 협의하는 창구인 북동아시아과장까지 포함된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들은 모두 외교장관회담에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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