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환율 급등...위안화 11개월래 최저 경신
FT "위안화 평가절하 재연 가능성 우려"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

중국 금융시장이 미국의 관세 폭탄 투하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주요 관영매체들이 3일 '비이성적 과잉반응'이라며 일축했지만, 주식과 통화 시장이 휘청거렸다. 특히 미국이 34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산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시점인 6일을 앞두고 투자 불안이 시장 전반을 끌어 내렸다고 CNBC방송은 전햇다. 

상하이증권보, 제경일보 등 주요 경제관련 매체들이 대륙의 주식 매도세에 대해 "비이성적 반응"이라며 미중간 무역 갈등에 대한 지나친 공포를 경계했다.  관영매체들이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중국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는 장중 2% 넘게 밀렸고 홍콩 증시 역시 3% 가까이 급락했다. 위안화 환율(가치와 반대)도 고공행진했다. 달러/위안 환율은 심리적 지지선인 6.7위안을 상향 돌파했다. 거의 11개월만에 처음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가 위안화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했다.

위안화가 2015년 8월과 2016년 1월처럼 급격한 평가절하를 재연할 것이라는 공포가 시장 심리를 갉아 먹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진단했다. 시장 심리가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미국의 압박에 위안화 절하카드를 들었다'는 예상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찰리 로버트슨 르네상스캐피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의도적 위안화 절하에 대해 "매우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통화절하 전략으로 대응한다면 환율전쟁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FT는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이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용인해 또 다른 자본유출을 감당할 수 없어 결국 위안화를 다시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UBS의 제오프 유 애널리스트는 "달러/위안 환율은 자신감의 상징"이라며 "무질서하게 환율이 오를 수록 인민은행의 시장 장악력이 떨어질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의 정책방향이 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개입 자체가 힘들다고 반박도 있다. 옥스포드대 중국연구소의 조지 마그너스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를 안내하면서도 일시적으로 지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결국 미중 무역갈등의 수준이 양국간 환율전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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