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국 휴대폰 시장 사상 최대폭 감소
인도서 중국發 눈부신 약진..탑5 중 4개사 독식
인도, 중국 휴대폰 브랜드 세계화의 발판

[스트레이트뉴스=김정은 기자] 중국을 비롯해 선진국과 신흥국 스마트폰 시장까지 포화되면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인도다. 중국의 내수시장을 평정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급랭 중인 자국 시장을 탈피, 세계 2위 시장인 인도시장에 저가 고기능 제품을 앞세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2분기 인도 휴대폰 단말기 판매량의 67%를 샤오미 등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샤오미의 점유비는 29.7%로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위다. 삼성은 샤오미에게 1위를 내준 이후 판매 증가율이 답보상태다. 그 사이 비보(12.6%), 오포(7.6%), 트랜션(5%) 등 후발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세다. 2분기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 Top5(단말기량 기준) 가운데 4곳이 중국 제조사다.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위축일로의 내수시장의 '치킨게임'을 벗어나 스마트폰시장이 급신장 중인 인도시장의 평정에 나선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 현황(출처=카날리스)
중국 스마트폰 현황 (출처=카날리스)

인도에서 지난 7월에만 신형 스마트폰 42종이 발매돼 스마트폰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입증했다. 삼성뿐만 아니라 인도 현지 업체는 물론 애플조차 파고들 틈이 없어 보인다. 

인도 최고 스마트폰 업체로 지난해까지 군림해 온 삼성은 23.9%까지 점유율이 급락했다. 지난해 4분기 중국 샤오미(점유율 29.7%)에 처음으로 선두를 내준 이후 올해 격차가 더 벌어진 모습이다.

인도 2Q 스마트폰 점유율 (출처=IDC)
인도 2Q 스마트폰 점유율 (출처=IDC)

애플은 저가 라인업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판매를 중지한 아이폰4를 재판매하거나 비교적 저렴한 아이폰(SE 등)을 현지 제조 방식으로 바꾸는 등 대책마련에 안간힘이나 인도시장에서 판매 부진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국산 스마트폰 '원플러스(OnePlus)'와 같은 고성능 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으며 인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3년 전만해도 중국 업체의 인도 점유율은 15% 이하에 불과했다. 당시 인도 휴대폰 시장은 삼성과 마이크로맥스(Micromax) 등 인도 현지 기업이 주도했다. 판세를 뒤흔든 결정적 요인 하나는 인도 이동통신 시장의 발전이다.

인도 최대 갑부이자 사업가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는 인도에 고속 통신망 구축을 위해 사재를 털어 2016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가격 파괴 수준의 4G 통신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당시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저가 4G 스마트폰 출시에 시간이 필요했다.

인도 2Q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카운터포인트)
인도 2Q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출처=카운터포인트)

이러한 시간적 틈 속에 인도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것이 중국 업체다. 2016년 시장점유율 46%에 달했던 마이크로맥스는 뒤늦은 대응으로 소비자의 외면 속에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중국 업체들에 뒤쳐지게 된다.

이와 더불어 인도 정책에 대한 빠른 대처도 약진의 요인이라고 미 IT전문매체 벤처비트(VentureBeat)는 지적한다. 2014년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며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줬다.

당시 과감한 결단을 한 샤오미는 올해 기준으로 인도 전역에 6곳의 휴대폰 제조 공장을 세웠으며 1만 명 이상의 인도인을 고용했다. 이 중 95%가 여성으로 남녀 고용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원래 중국 제조사들은 인도용 휴대폰의 설계·제조 하청을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 인도인의 취향을 파악하고 독자적으로 판매까지 나서면서 추가적 비용 감소에 성공, 다른 업체들이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선두주자로 우뚝 선 샤오미는 과거 자사가 인도에서 성공을 거둔 이유와 관련해 ▲가격 대비 성능의 장점 ▲기능 현지화 ▲팬과의 유대관계를 꼽은 바 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인도에서의 이 같은 성공은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전략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가령 인도 시장에서 급성장한 중국 트랜션은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톱 제조사로 성장했다. 중국 업체들은 인도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해외 시장 개척에도 한창이다. 특히 인도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LTE 시장이 이제 개화된 방글라데시, 미얀마, 중동,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휴대폰은 인도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했고 현지화에도 성공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인도를 사로잡은 중국 업체들이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층 존재감을 높여 나갈 것임을 예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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