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화재로 56명 사망, 130명 실종, 35~40% 진화
울시 화재로 3명 사망, 소방관 3명 부상, 47% 진화
두 화재, 서울시 면적 육박하는 135,000에이커 집어삼켜
노로 바이러스로 캘리포니아에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시속 120km 강풍으로 산불 확산 우려
트럼프 대통령, 이번 주말 산불지역 방문 예정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역대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59명으로 늘었다.

AP통신, CNN, abcnews 등 미국 언론들은 “당국은 이미 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캘리포니아 산불로 더 많은 사상자가 발견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 관계자는 “울시 화재는 로스앤젤레스와 벤츄라 카운티(Ventura Counties)를 휩쓸면서 거의 500여 개의 구조물을 무너뜨렸고, 97,620에이커(395㎢)를 검게 태워버렸다”며 “두 개의 산불 중에서 북부 캘리포니아 뷰트 카운티(Butte County)에서 발생한 캠프 화재(Camp Fire)가 더 치명적이고 파괴적이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북부 뷰트 카운티, 남부 벤츄라 카운디와 말리부 인근 등 세 곳에서 대형 산불 3개가 거의 동시에 발화했다.

벨 에어(Bel Air)의 부유한 교외 지역. 한 주민이 불길 속에서 뛰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405번 고속도로 북쪽이 폐쇄된 가운데, 수요일(현지시간) 초 불길이 벨 에어 교외 지역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자료:getty image) ⓒ스트레이트뉴스
벨 에어(Bel Air)의 부유한 교외 지역. 한 주민이 불길 속에서 뛰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405번 고속도로 북쪽이 폐쇄된 가운데, 수요일(현지시간) 초 불길이 벨 에어 교외 지역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자료:getty image) ⓒ스트레이트뉴스

캠프 화재(Camp Fire)

발화 일주일째인 15일, 캠프 화재로 불리는 북부 뷰트 카운티 화재로 8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됨에 따라 사망자 수는 56명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실종자는 130명이다.

이와 관련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방지부의 톰 포터(Thom Porter) 전략기획책임자는 “수색대원들이 화재로 전소된 7,600채의 주택을 수색하는 과정에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16일 현재 뉴욕시보다 더 큰 면적을 검게 태워버린 캠프 화재는 35~40%가량 진화된 상태다. 칼 파이어(Cal Fire)의 켄 핌롯(Ken Pimlott) 소장은 “기상 조건이 다소 개선됐고, 지난 3일 동안 소방관들을 괴롭혔던 강한 사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면서도 “화재 지역에 건조한 식물이 여전히 다량 존재하고 있어 약간의 불씨만으로도 산불이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화재 진압에 투입된 수감자 소방관들이 요세미티 국립공원 북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있다(자료:businessinsider by Jae C. Hong)
화재 진압에 투입된 수감자 소방관들이 요세미티 국립공원 북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있다(자료:businessinsider by Jae C. Hong)

화재 지역은 극도로 가파르고 바위가 많은 지형이라 소방대원들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캠프 화재는 지금까지 서울시 면적인 605㎢에 육박하는 135,000에이커(547㎢)의 산림을 태웠고, 파라다이스(Paradise) 마을을 통째로 삼켰으며, 주민 5만2천여 명을 이재민으로 만들었다.

15일 이 지역을 방문한 제리 브라운(Jerry Brown) 주지사는 소방관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미국 기상청의 예보를 인용, “이번 주 내내 건조한 조건이 계속되겠지만, 다음 주에는 강수가 예상된다”고 했다.

울시 화재(Woolsey Fire)

지난 8일 남부 캘리포니아 벤츄라 카운티에서 발화한 울시 화재는 로스엔젤레스 카운티로 빠르게 퍼지면서 주택을 비롯, 적어도 483개의 구조물을 집어삼켰으며, 유명인들이 거주하는 말리부(Malibu)와 칼라바사스(Calabasas) 지역까지 휩쓸었다.

이 화재로 말리부에서 두 명이 사망했고,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세 명이 부상당했다. 소방 당국은 어제 오후 기준 47%가 진화됐다고 밝혔다.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소방서의 데럴 오스비(Daryl Osby) 소장은 “울시 화재는 덴버 크기와 비슷한 지역으로 번졌고, 이는 100년 만에 가장 큰 화재”라면서 “소방대원들이 차츰 우세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 지역 인근에서 발화해 벤츄라 카운티 중 4,531에이커를 집어삼킨 또 다른 산불 힐 화재(Hill Fire)는 현재 94%가 진화돼 대부분의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간 상태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뒤 잿더미로 변해버린 집터에서 부둥켜안은 부부. 남부 캘리포니아(자료:pressherald) ⓒ스트레이트뉴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뒤 잿더미로 변해버린 집터에서 부둥켜안은 부부. 남부 캘리포니아(자료:pressherald) ⓒ스트레이트뉴스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된 캘리포니아

소방대원 9,000여 명이 캠프 화재와 울시 화재, 힐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에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알렉스 아자르(Alex Azar) 미 보건인적자원부 장관은 15일 성명서에서 “우리는 주 보건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생명을 구하고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료 시설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메디케어(Medicare), 메디케이드(Medicaid), 그리고 아동건강보험 프로그램에 가입한 주민들을 지속적으로 보살필 것”이라며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보건인적자원부 장관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재민 임시 주거지에서 노로 바이러스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리사 알마구어(Lisa Almaguer) 뷰트 카운티 공중보건과 공공정보담당관은 “임시 주거지 중 한 곳에서 노로 바이러스가 발생했는데, 특히 지금 시기에 노로 바이러스가 발병한 것은 통상적이지 않으며, 가까운 곳에 수백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현재 환자들을 별도의 장소로 이동시켰고,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별도의 화장실 시설을 설치하는 등 노로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CNN은 기상전문가들의 보도를 인용, 최고 시속 120km의 허리케인급 바람이 다시 불어 닥칠 수도 있다며 산불 확산을 우려했다. 또한 남부 벤츄라 카운티의 시미밸리 지역에서 2개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화재의 원인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말 산불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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