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애플 차이나 쇼크'는 애플의 주가 폭락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양국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차이나 쇼크'는 애플의 주가 폭락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양국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차이나 쇼크'가 전세계를 불확실성의 한 가운데로 몰아넣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1분기(2018년 10~12월)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기존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하향조정하고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을 38.5%에서 38%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각국의 증시들이 요동치는 상태가 벌어졌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사실 기대감 보다는 우려감이 큰 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처럼 만에 맞은 경기 상승 국면이 끝나고 본격적인 침체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중 무역전쟁, 주요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각국의 정치 불안 등 불확실성 요인들도 널려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들이 제시한 올해 성장 전망치는 3% 중반대로 나쁘지 않지만, 경제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도처에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시작했지만 다음 말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다시 두 나라가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몇 차례나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지도 불확실하다. 아울러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한 축인 중국은 성장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습이다. 유럽에서는 브렉시트와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 등을 둘러싼 정치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 

증시는 이같은 리스크 요인들로 인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6% 하락했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6.2%와 3.9%씩 하락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세계 각국 증시도 미국과 함께 부진에 빠졌다. FTSE 올월드지수는 11.5%나 내려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한해동안 25%나 하락해 주요국 증시중 가장 부진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14% 가량 빠졌다. 유럽 증시를 광범위하게 보여주는 스톡스(Stoxx)유럽 600지수는 15%, 영국 FTSE 100지수도 13%씩 낮아졌다. 

뉴욕의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주가를 보여주는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다. <br>
뉴욕의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주가를 보여주는 전광판을 지켜보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단연 미중 무역전쟁이 꼽힌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 12월 1일 정상회담에서 휴전에 합의한 이후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제프리 게리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차관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오는 7~8일 중국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녀 12월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매우 포괄적이고, 모든 주제와 영역, 논점들을 다룰 것이다.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 기한인 오는 3월 1일까지 남아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이에 양국이 무역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여전하다. 

금융 부문에서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제기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2.25~2.50%으로 올렸다. 지난 2015년 12월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뒤 3년 만에 9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자 시장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지난해 4차례나 금리를 올린데다 올해 2회의 금리 인상 예고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때문에 연준이 새해 들어 통화 긴축 속도를 더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작년 4분기 이후 국제유가가 40% 가까이 떨어지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올려야할 이유가 줄어들어서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통화 정책 경로를 크게 바꾸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에 불안감은 여전하다.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이 금리를 올린다면 증시 불안이 심화될 수 있고 신흥국들이 자금 유출로 외환위를 맞는 사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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