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사업장서 연이은 사고로 '패닉'
업계, 근본부터 살펴보는 자성적 대책 필요.."안전관리 총력"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 연합뉴스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 연합뉴스

LG화학 등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화학기업이 1년 사이에 연이은 사고를 겪으면서 큰 충격에 빠졌다. 이에 업계는 국내외 사업장을 다시 살펴보며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사업 자체를 살펴봐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2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인도와 충남 서산 등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하자 전세계 모든 사업장에 긴급진단, IT시스템 구축 등 환경안전 강화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외 사업장에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하자, LG화학의 책임론이 강하게 불었기 때문이다. 이에 LG화학은 긴급진단에 나서며 즉각 조치가 어려운 공정 및 설비는 가동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또 사내 안전 및 공정기술 전문가와 외부 환경안전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밀 진단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외부 전문기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화학 측은 “이번 긴급 및 정밀진단은 발생 가능한 모든 사고 리스트를 도출하고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맞추는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LG화학은 환경·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사업은 추진하지 않고, 기존 사업도 점검해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철수까지 고려한다는 결심까지 내비쳤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사업과 환경안전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한층 높여 나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투자 및 사업 재검토까지 언급한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화학산업의 특성상 선제적으로 투자된 금액의 규모가 크고 연관된 사업도 다양한 만큼 쉽사리 포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LG화학은 지난 7일(현지시각) 인도법인인 LG폴리머스의 현지 공장에서 가스 누출사고로 인근 주민 12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겪었다. 여기에 지난 19일에는 충남 서산 대산공단 내 LG화학 촉매센터에서 일어난 사고로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악재를 겪고 있다.

LG화학에서 지난 2주 사이, 국내외 사업장에서 연속적인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LG화학뿐만 아니라 그룹사인 LG그룹에까지 악영향이 끼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충남 서산 LG화학 폭발 사고 현장을 찾아 안전 사고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안전사고에 대해 모든 경영진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원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LG화학의 자성섞인 목소리와 강도 높은 대책은 롯데케미칼도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도 지난 3월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나프타분해공장의 컴프레셔 하우스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로 안전 경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당 사고로 사망자는 없었으나 40여명의 근로자와 인근 주민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 후송됐으며 재산 피해도 동반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를 현장에 파견해 인근 주민과 협력 업체, 주변 공단에 사과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사고의 원인 규모과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렇듯 화학업계가 사고 직후 안전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으나 여전히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점은 계속 지적된다.

특히 지난해 8월에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4개사가 충남도와 함께 앞으로 5년 동안 안전·환경 분야에 807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도 발표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 사건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각종 사고에 업체가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근로자 탓만 할게 아니라 노후화된 설비, 안일한 안전관리 등 근본부터 살펴보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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