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AI영향력 확대에 국내기업 '긴장'
SKT-삼성전자-카카오, AI '초협력'나서
KT-LG전자-LG유플러스, AI동맹 구성

지난 2월 'AI원팀' 결성 협약식을 마치고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전홍범 부사장, KT 구현모 대표, 과기정통부 장석영 차관(사진 왼쪽부터)이 회의하고 있다. KT 제공
지난 2월 'AI원팀' 결성 협약식을 마치고 KT AI/DX융합사업부문장 전홍범 부사장, KT 구현모 대표, 과기정통부 장석영 차관(사진 왼쪽부터)이 회의하고 있다. KT 제공

해외에서 AI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사업이 갈수록 각광받고 있다. 구글, 아마존, 바이두, 알리바바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국내에서는 IT기업 간 AI 협력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이에 긴장감을 품은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 추세에 맞춰 AI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업계 1위를 다투는 SK텔레콤과 KT이 각자 AI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국내 기업들과 접촉을 긴밀히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기업 간 접촉에서 멈추지 않고 각자 협력과 동맹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을 위시로 글로벌 AI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 ICT 기업들이 힘을 합치는 ‘초협력’을 제안했다. 최근에 SK텔레콤은 삼성전자 및 카카오와 AI 초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들 3사는 이와 함께 ▲AI 공동 스피커(호출명령어 공동 인식) ▲가전 등에 공동의 AI플랫폼 탑재 ▲사회 안전망에 AI 활용 협력 ▲의료 데이터의 AI 관리 및 연구개발(R&D) 등을 추진 중이다.

KT도 SK텔레콤에 동맹 확보에 나섰다. ‘AI원팀’에 LG전자, LG유플러스를 합류시켜 공동 연구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3사가 보유한 AI 기술과 인력을 공유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내달 초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AI원팀(One Team)은 KT와 현대중공업, 한국과학기술원 등이 포함된 산업, 학술단체, 연구단체 협의체로 우리나라를 AI 1등 국가로 만들기 위한 목표로 지난 2월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AI 핵심기술 확보 및 각 기업이 당면한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방안을 공동 연구한다. KT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제시한 15가지 과제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들은 AI 음성인식 기술 고도화, 딥러닝 기반 음성합성 기술, 고장 예측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AI 고도화 등과 실제 생활이나 산업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과제를 연구 중이다.

이렇듯 통신사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AI 협력은 독자적인 기술 개발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KT는 AI 원천기술을 확보해 AI플랫폼인 '기가지니'를 수출하기 시작했으나 미국과 중국이 주도권을 쥔 AI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반면 미국은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성립하는 등 활발한 공조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기업들이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사라도 손을 잡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연합을 통해 AI 기술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AI 기술력 확보에 원료가 되는 데이터의 질과 양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기업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기업들이 글로벌 AI시장에서 더 이상 뒤처지지 않도록 긴밀한 협력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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