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자칫 호남당으로 전락하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주요보직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광주, 전남지역 출신 의원들이 배치되며 호남당이라는 인식을 준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17일 당 기획조정회의를 통해 민생경제위원장에 장병완 의원, 법률위원장에 임내현 의원, 대외협력위원장에 김승남 의원, 창당준비위원장 정책특별보좌역에 권은희 의원 등 호남지역 의원들로 보직이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통일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역시 전북 출신이다. 당 대변인은 수도권 출신의 최원식 의원이 임명됐다.

국민의당 참여세력이 호남 중심인데다가 주요 보직 배치 또한 호남권 인사들로 구성되자 호남색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역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호남당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전국적인 대안정당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역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자 새정치의 가치와는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출신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지지부진하고 호남권 의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호남권 인사들이 전면에 배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현역의원들의 참여가 새롭게 시작하는 신당의 동력에 큰 힘이 되는 만큼 이들을 배척하는 것은 규모 확장을 위해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18일 새롭게 영입한 송기섭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 또한 호남 출신의 인물로 광주지역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달 27일 '낡은 정치 타파'를 주장하며 30, 40대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지만 아직까지는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가 공격적으로 새로운 인물들을 영입하는 가운데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실적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의당이 호남당 이미지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호남출신이 아닌 거물급 인사의 영입이 절실하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인원들이 호남권에 편중된 점도 있지만 이번 보직 부여가 다가오는 총선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지난주 안철수 신당의 당명이 국민의당으로 결정되고 난 뒤 첫 돌직구뉴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 당이 24.6%에서 21.1%로 3.5% 하락하며 더불어민주당과 동률을 이루며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탈당 초반 무섭게 타오르던 신당의 불꽃이 자칫 꺼져버릴 우려도 있다.

다만 전통적으로 당명이 확정되기 전에는 주도 인물의 이름이 들어가게 호명 할 경우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 반영 되어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왔기 때문에 이번 당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인재영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에서 열린 인선 기자회견에서 새로 영입된 송기석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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