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가입 투표 결과 '반대' 결정
노사, 2~3년간 갈등 커지며 악순환
르노삼성, XM3 수출물량 확보 심혈

르노삼성차 노조. 르노삼성차 노조 제공
르노삼성차 노조. 르노삼성차 노조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의 민주노총 가입이 불발됐다.

11일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0일 오후까지 진행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 안건이 찬성 1158표(60.7%), 반대 743표(39%), 무효 6표(0.3%)로 부결됐다.

르노삼성 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전체 조합원 과반 이상이 투표에 참석해 3분의 2 이상(66.7%)이 찬성해야 한다. 이번 투표에는 조합원 1983명 중 1907명이 참석했다.

애초에 르노삼성 노조는 상급단체에 가입되지 않은 기업노조 형태로 운영됐다. 그러나 2018년 11월에 박종규 르노삼성 노조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민주노총 가입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박 위원장은 지난 3월에도 민주노총 가입을 추진했다가 다수 노조원의 반발로 뜻을 접었다.

이후 노조 측은 회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고의로 지연시킨다며 이달 초에 또다시 민노총 가입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끝내 노조 조합원의 반대가 거세지며 민노총 가입은 실패로 돌아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오는 11월로 예정된 차기 집행부 선거에서 현 집행부의 재신임을 위한 노림수라는 관측도 나왔다. 다만 안건 자체는 부결됐으나 3분의 2에 가까운 인원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보여 집행부 선거에서 박 위원장이 또 다시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높다.

르노삼성 노조는 2018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반복해왔다. 이에 파업 참가율은 갈수록 떨어져 갔다. 실제로 지난해 초 80%가 넘던 파업 참가율은 올해 초에는 20%대로 떨어졌다.

또 민노총 가입이 무산되면서 노조 집행부가 추진한 올해 임단협 교섭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4.6%) 인상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일시금 700만원 지급, 발전기금 12억원 조성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올해 영업손실 가능성이 크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기본급 인상에 부정적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3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뒤 급격한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8월까지 르노삼성의 해외판매는 1만6511대로 지난해 같은 시기(6만2120대)와 비교해 73.4% 감소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연합뉴스

르노삼성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부결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XM3 해외 수출 물량 확보에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앞서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는 르노삼성에 XM3 물량 배정을 앞두고 노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노사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될 경우, 르노그룹 본사가 르노삼성에 XM3 수출물량을 맡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르노삼성 뿐만 아니라 한국지엠도 노사 문제로 난처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최근 파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80%의 찬성으로 통과되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진 임단협 노사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미뤄졌다. 최근 중노위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따라 안건을 취소해 줄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줄어든 후에 다시 신청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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