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공모가 35달러 무너진 이후 매출 호조에 반등

김범석 의장, “쿠팡은 성장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쿠팡이츠·후레시 사업 박차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지난 3월 11일 숱한 화제를 뿌리며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던 쿠팡 주가가 상장 두 달 만에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반등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적자폭이 늘어났으나, 4조 7000억 원대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쿠팡이 종가 38.7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공모가인 35달러가 무너지며 종가 32.04달러 기록했으나, 장 마감 이후 1분기 실적 공시가 나온 다음 날부터 주가가 반등하는 분위기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3월 11일 상장한 쿠팡(CPNG)은 시초가가 공모가인 35달러 대비 81.4% 오른 63.50달러를 기록 후 장중 69.0달러까지 오르는 등 쾌조의 하루 속에서  49.25달러(공모가 대비 +40.71%)의 종가를 기록했다.

종가기준 시총은 886억5000만달러(한화 약 100조 4000억원)으로 쿠팡은 2019년 우버 이후 NYSE에 상장된 최대 규모 기업,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한 최대 규모 외국기업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걸린 쿠팡 현수막과 태극기(제공=쿠팡)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걸린 쿠팡 현수막과 태극기(제공=쿠팡)

쿠팡의 시총 100조 돌파는 국내 유통업계에 큰 충격과 변화를 가져왔다.

전통적인 가치평가(Valuation)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쿠팡에 맞서기 위해 유통기업끼리 손을 잡는가 하면, 마켓컬리, 네이버웹툰, 카카오엔터 등 많은 기업들이 더 높은 평가가치를 받기 위해 IPO를 위해 미국행을 검토하는 도화선이 됐고, 거래소 이사장이 주요 증권사 대표들을 소환해 우리 거래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중지를 모으는 긴급회의까지 소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영역이 한국이라는 마켓에 한정된 쿠팡이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평가를 받는다는 지적도 적지 않아, 상장 이후 주가는 쉬지 않고 조정을 받았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장중 30.65달러까지 떨어져 상장 이후 적극적인 쿠팡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12일 장 마감 후 발표된 1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42억 686만달러(한화 약 4조73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신고하자 바뀌고 있다.

비록 일회성 주식 보상비용으로 8700만달러(약 979억원)와 고용 증가에 따른 관리비용 확대로 영업손실이 180% 증가해 2억9500만달러(약3321억원)를 기록했지만, 시장은 쿠팡의 성장에 좀더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1분기 쿠팡에서 물건 구매 경험이 있는 ‘활성 고객수’가 1603만명으로 21% 늘었고, 활성 고객 1인당 매출도 262달러(약29만4800원)으로 전년 동기 182달러(약 20만4800원)대비 44% 늘어 확실한 규모의 성장을 과시했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12일 1분기 실적발표 이후 낸 보고서에서 “1분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전분기 대비 -0.3%로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이커머스 순매출은 11% 성장했다”며, “기타부문 순매출오 쿠팡이츠와 광고 수익의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신장한 4.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영업적자 2.7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1.9억달러 확대됐는데, 이는 신규 물류센터 설립 및 기술 관련 투자와 더불어 일회성 비용(주식보상비용)이 발생하면서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때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 7년간 구축한 물류 인프라를 내년까지 50%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범석 의장은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성장 주기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내년에 전국적으로 쿠팡의 손길이 닿는 범위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음식배달 앱 쿠팡이츠가 1분기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한점 등을 거론하기도 했다.

쿠팡은 지난 4월 14일 쿠팡이츠서비스를 설립해 배당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을 밝혔다. 특히 배달원 1명이 주문 1건만 처리하는 ‘단건배달’서비스를 내세워 시장 침투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경쟁사인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까지 오는 6월부터 단건 배달 도입을 발표하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쿠팡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아직도 투자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만 2만명 넘게 인력을 채용하면서 인건비 지출이 2조7000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92% 증가했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지난해 2만5000명을 채용했고, 이중 절반인 1만2500여명이 물류센터 소속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쿠팡은 지난 4월 6일 창원, 김해 등 경남권 3곳에 물류센터를 설립할 것을 발표했다. 4000여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한다. 이에 앞선 3월에도 전북 완주에 1000억원을 들여 물류센터 건립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한 증권사 해외주식마케팅팀장은 “쿠팡 상장 직후 이틀간 서학개미들이 사들인 쿠팡 주식만 700억원에 달한다”며, “상장 이후 반토막 난 주가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도가 상당 부분 있었으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바닥을 확인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은 우리 주식시장에 글로벌 증시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도 기여한 셈이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이 국내 유통 공급시장에서만 수위 다툼하는 '우물안' 공룡 간의 이전투구에 머물러서는 안될 일이다.  최상의 상품 개발과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비자 최우선의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고, 이를 경쟁무기로 세계 유통시장에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쿠팡 주가 차트(출처=야후 파이낸스 캡쳐)
쿠팡 주가 차트(출처=야후 파이낸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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