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 주총, 주주환원 강화...홍콩ELS 진도 빼는 우리금융
KB는 아직 전수 조사, 하나·농협은행 각각 27일 이사회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본점 전경. 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에 대해 415억원 규모의 배상을 추진한다. 아직 홍콩 ELS 배상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배당 규모를 먼저 발표했다.

22일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 투자자에게 총 415억원 규모의 배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장 4월부터 홍콩 ELS 상품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손실 확정된 고객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정비율에 대해선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분쟁조정기준안을 따르겠다”며 “투자자별로 고려할 요소가 많고 개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항인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ELS 위험 노출액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배당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의 배당금은 결산배당 640원을 포함해 1000원이다. 2022년 1130원 배당에서 소폭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처음 실시한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은 33.7%로, 전년보다 7.5%포인트 상승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3%를 밑돌고 있어 당장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사와 주가순자산비율(PBR) 갭이 약 30% 벌어져 있고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타사는 자율배상 규모가 적게는 2000억원에서 많게는 9000억원까지 이를 수 있어 손익과 배당 추정치가 모두 하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우리은행의 배상안 발표로 타 은행들의 홍콩 ELS 배상 규모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아직 홍콩 ELS 배상액 규모를 발표하지 않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이날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배당 규모를 먼저 발표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주주총회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주주총회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이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2023회계년도 결산 결과, 처분 가능 이익 잉여금은 2조3379억 원”이라며 “이 중 5870억원을 현금 배당드리고자 하며 주당 배당금은 1530원”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기존에 지급된 주당 배당금 1530원에 분기 배당금을 포함한 총 배당금은 1조1739억원”이라며 “주당 배당금은 3060원이며 배당 성향은 25.3%”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KB금융의 연간 총주주환원율은 37.5%로 전년 대비 4.5%포인트(p) 상승했다. KB금융은 지난해 2421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KB금융이 결정한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약 3200억원 수준이다. 

양 회장은 “전년 수준의 현금 배당 성향은 유지하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활용해 총 주주 환원율을 확대했다”며 “앞으로도 KB금융그룹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성향을 포함하고 총 주주 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 핵심 비즈니스를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수익 기반을 확보하여 새로운 도전과 투자로 연결하겠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은 현재 홍콩 ELS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한 하나금융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600원을 현금 지급하기로 했다. 연간 배당금은 3400원으로 지난해보다 50원 늘었다. 지난해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6.0%p 개선된 33%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27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홍콩 ELS 자율배상을 논의한다. 이 밖에 NH농협은행은 오는 28일 홍콩 ELS 배상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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