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배상 “은행별 공통 및 개별 사항 조합해 당국과 소통”
취임 100일 간담회..."소비자 중심 영업문화 위해 더 노력해야"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은행연합회는 조용병 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조 회장은 “핵심은 각 은행의 불완전 판매 방지 대책 여부”라며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당일 오전 금감원의 ’홍콩 ELS 피해 배상 정책 발표’ 에 대한 의견을 묻는 스트레이트뉴스 질문에 조 협회장은 “배상과 관련해 각 은행마다 입장이 다를 것”이라며 “각 은행사별로 공통적인 사항과 개별적인 사항을 조합해 당국과 소통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된 홍콩ELS 규모는 20조원 가량으로, 이 중 80%에 달하는 15조8900여억원이 은행에서 공급됐다. 금융감독원은 최소 0%에서 최대 100%까지의 배상 범위를 제시했다.

배상비율은 판매사 요인 최대 50%포인트(p)와 투자자 고려요인 45%p, 기타요인 10%p를 고려한다. 우선 판매자의 배상비율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에 따라 20∼40%를 적용한다.

가령 판매자가 적합성과 설명의무를 위반하고 소비자에게 부당한 투자권유를 했을 경우 기본 배상비율 40%가 적용된다. 공통가중 배상비율을 보면, 은행의 대면·온라인 내부통제 부실 여부에 따라 각각 5~10%p가 추가로 적용된다.

또 예·적금 가입목적 고객일 경우 배상비율이 10%p 추가된다. 이 밖에 ▲금융취약계층 5~15%p ▲ELS 최초투자 5%p ▲부실한 자료 유지관리 및 모니터링콜 5~10%p ▲비영리 공익 법인 5%P ▲ELS 투자경험 2~25%p ▲매입 및 수익 규모 5~15%p ▲금융상품 이해능력 5~10%p ▲기타 고려사항이 있을 경우 최대 10%p 등이 추가로 배상 적용된다.

조 회장은 “자율배상과 관련된 내용은 투자자들을 포함해 대내외적으로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소비자 중심의 영업문화를 위해 은행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여러가지 미비한 원칙들을 보완해서 소비자 보호에 더 앞장서야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 및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 및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조 회장은 “각 은행은 내부통제 실질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결국 고객 자산관리 측면에서 선택권을 주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홍콩 ELS 사태로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그동안 은행 수입 원천을 다양화하는 측면에서 특별상품을 판매했다”며 “판매 수수료의 범위는 상당히 한정적으로 규제돼 있기 때문에 (홍콩 ELS 사태에 따른 은행업계 수수료 파장)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 은행 역할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느껴진다”며 “따라서 은행권이 위축돼 있고 사업전략도 보수적으로 수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 이후에는 은행의 비금융 진출과 금융그룹 자회사 시너지 강화 등과 관련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한해 은행산업은 금리의 향방은 불확실하고, 부동산시장과 실물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환대출플랫폼 등에 따른 영업경쟁은 격화되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리스크는 증가하는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은행이 스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당국과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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